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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이 한창인 요즘, 어딜가나 축구 이야기가 한창인데요. 그 사이 WK리그의 18번째 시즌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오늘 들불레터에서는 여자축구를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 여자축구에 대한 문제의식을 펼쳐놓고, 이를 둘러싼 논쟁적인 질문을 던지는 이의진 기자의 책 《축구하는 여자 처음 봐서요》를 소개하였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분들이 WK리그에도 관심을 갖고, 축구계의 여자들과의 연대를 시작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들불이 만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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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하는 여자 처음 봐서요》가 교보문고에서 바로펀딩을 진행 중이에요(~7/5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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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 때리는 그녀들〉 열풍이 불었던 2021년, 갑자기 축구에 꽂힌 저는 구글 검색창에 ‘여자 축구’를 검색했습니다. 무엇이든 (그게 심지어 운동이라고 할 지라도) 책으로 배우는 것에 익숙한 저는 검색 결과로 발견한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당장 구입하여 읽었습니다. 김혼비 작가의 생생하고 맛깔나는 축구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그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어떤 분야의 오랜 팬으로 지내다 직접 그 분야에 뛰어들어 더욱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는 정말 맛있는 클리셰잖아요. 외모나 패션에 관심이 많던 저자가 축구 때문에 추구미까지 달라졌다는 대목에서는 감동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축구 기술에 열을 올리며 훈련하는 여자라니… 왠지 멋있잖아요.
이 책에는 ‘여성으로서 축구를 하는 것’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왜 축구라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걸까? 왜 이 즐거움을 여자들은 이토록 늦게야 알게 된 걸까(아니면 영영 모르거나…) 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하고, 그에 대한 나름의 답을 제시하죠. 저 역시 비슷한 문제의식을 품었습니다. 우리는 왜 초중고를 거치는 동안 짝꿍축구(남자 동급생의 허리춤을 잡고 엉거주춤 뛰어다니다 공 한 번 제 발로 튕겨보지 못하고 잡고 있던 손을 놓치면 그대로 탈락하게 되는 이상한 게임)나 피구(서로를 향한 살의를 풍기며 ‘누굴 죽일까’ 고심하며 선 안의 친구들을 희롱하거나 갑자기 불꽃 슛을 던져 이리저리 겁먹어 뛰고 있는 친구의 몸을 타격한 후 허무하게 퇴장시키는 게임) 외에 운동장을 뛰어놀 수 없었던 걸까? 공간(운동장), 물건(공), 몸의 움직임(발로 뻥 차고 돌진하는, 평소에는 전혀 쓸 일 없는 성대를 목청껏 울리도록 만드는, 스킨십이 전혀 없던 사람과 몸을 부딪히는), 관계(팀워크) 등이 왜 우리에게는 제한적으로 주어졌던 건지에 대한 약간의 분노도 함께였습니다.
김혼비 작가의 책에는 축구를 영업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듬뿍 담겨 있습니다. 그 열정이 행간마다 뜨겁게 느껴져요. 덕분에 저도 뛰고 싶어졌습니다.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 실천하게 만드는 것. 이 책은 이 일들을 공을 튕기듯 가뿐하게 해냅니다. 그러나 독자로서 조금 아쉬웠던 점도 있었습니다. ‘여성’’축구’라는 키워드가 우리 사회의 차별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왜 여성은 학교 운동장에서도, 엘리트 체육의 영역에서도 차별을 경험해야 하는건지에 대한 분석이 비어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를 둘러싼 시스템은 어떻게 구축되고 작동하고 있기에 우리는 어떤 기회를 박탈당해야 했던 걸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더 나아가 사회학적 렌즈로 좀 더 깊이 파고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또, 축구를 경험한 여자들의 이야기를 좀 더 다양하게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직업인으로서 축구를 해온 이와 취미로 축구를 시작한 이의 경험은 분명 다를 겁니다. 이 책의 역할은 여자들이 축구를 포함해 다양한 경험을 이제라도 시도해봐야한다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사실 이 역할을 이토록 완성도 있게 해내는 책도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여자 축구에 관한 책이 워낙 없다보니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2026년인 올해, 제 눈길을 잡아 끄는 여자 축구 책이 또 한 권 나왔습니다. 이의진 기자의 《축구하는 여자 처음 봐서요》입니다. 이 책은 스포츠부 기자였던 저자가 4년의 취재를 통해 나온 결과물입니다. 앞서 소개한 두 권의 책이 축구와 같은 스포츠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여성들이 갖고 있던 문제의식, 다른 사람들과 함께 뛰고 얽히며 겪게 된 몸의 부딪힘을 통한 감각, 그리고 축구에 대한 사랑을 나누며 한껏 부푼 열정을 독자들에게 느끼도록 만든 좀 더 본능적인 책이라면, 이 책은 ‘축구는 재밌다!’라는 간명한 명제에서 출발하여 축구라는 사회적 현상에 대해, 산업 전반에 대해, 그리고 그 안에 연루된 인간 군상에 대해 파고든 책입니다. 《축구하는 여자 처음 봐서요》도 앞선 책들과 마찬가지로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제가 특히 재미있었던 포인트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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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에 참여한 사람의 얼굴에 드러나는 희열을 생각하면, 특히 이게 행복 추구의 문제와 깊게 연루돼 있음을 알게 된다. 공 하나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성별에 따라 그 수혜가 다르게 배분되는 일은 상식적으로 공동체가 권장할 만한 것이라 할 수 없다.”
- 「여학생의 인생에는 축구가 없다」, p.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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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아메드는 《행복의 약속》을 통해 행복이란 자기 통제의 기술이며, ‘행복’이 개인에게 달려있다는 전제를 통해 사회가 차별을 은폐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 개인이 사회가 요구하는 행복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불행을 감수하거나 수용해야하는 건 당연한 귀결이라는 것이죠. 그는 ‘행복의 얼굴은 특권의 얼굴처럼 보인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축구’가 행복 추구의 문제와 연루되어 있다고 지적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나는 운동을 좋아하지 않고, 그래서 축구가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는다’라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행위가 행복의 가능성을 확장시키는 선택지로 존재하느냐 아니냐는 중요한 차이입니다. 처음부터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건 명백한 차별이며, 어떤 사람들의 경험을 박탈시킨채 행복의 경로에서 이탈시키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축구하는 여자 처음 봐서요>는 ‘행복 추구’라는 키워드를 통해 스포츠가 보편적인 사회활동으로서 의미를 가진다는 점을 짚어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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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선수, 외로운 관중
: 모두가 외롭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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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선수로서 많이 보여드리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더 잘했으면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았을까요? 경기력이 더 좋았다면…….”
- 「여자축구 선수를 둘러싼 슬픔의 나선」 지소연의 인터뷰 중, p.1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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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평소에 축구 경기를 정말 안 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같은 이름들은 한 번쯤 들어봤습니다. 또, 그들이 경기를 뛰는 짧은 영상을 릴스를 통해 몇 차례 본 일도 있습니다. 딱히 공통 주제가 없는 남자 친척들을 만나 제가 아는 몇 안되는 축구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면 언제 어색했냐는듯 금세 열띤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럴 때면 축구라는 종목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종목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은 '남자' 축구의 경우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왜일까요?
이 책에서는 여자축구 선수들이 은퇴한 뒤 돈이 궁해 '캐디'로 전직한다는 이야기가 과연 사실인지 추적하는 과정이 나옵니다. 놀랍게도 여자축구 선수들의 평균 연봉 통계는 없습니다. 그래도 하나 확실한 건 간혹 '잘 나가는 선수'를 제외하고는 리그 규정 상 단순 연봉으로 5천만 원 이상 연봉을 받을 수 없는 실정이라는 점입니다(저자는 설령 호날두가 WK리그 팀에 입단해도 최대 연봉은 5천만 원이라고 표현합니다). 선수들의 연봉은 캐디 1인당 평균 연봉인 5천 5백만원에 못 미칩니다. 1차 지명 때 이름이 불리면 3천만 원이지만 그나마 4차 이하는 2천만 원이 최고 연봉인 게 현실이죠. 그러니 축구계가 필요로 하는 전문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에도 캐디로 전직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는 겁니다. 캐디로의 전직이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만큼 여성 축구 전문가가 업계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인 겁니다. 왜 축구계는 은퇴한 여성축구선수들을 위한 계획을 마련하지 않는 걸까요?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의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스포츠토토에서 최다 득점을 기록했던 김소이 선수는 남자 K리그는 통산 출전 횟수 등의 기록이 있지만 여자 선수들은 자신이 몇 경기를 뛰었고, 몇 골을 넣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또, 여자아이들이 축구를 계속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이야기합니다. 바로 여자아이들이 축구를 그만둔 이후의 삶을 그릴 수 없기 때문이죠. 김소이 선수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좋은 사례를 찾아보는 등 노력을 했지만, 여자축구계의 구조에 대한 실망과 무력감은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특히 그가 답답해한 건 직업적인 자부심을 느끼기 힘든 여자축구의 현실입니다. 이에 대해 저자는 전문 선수들의 고립에 비해 축구의 재미를 발견하고 생활체육에 뛰어드는 여성이 늘고 있다는 역설, 국내 여자축구 행정의 초라한 자본력, 남자축구와의 시장규모 격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3중의 대비 속에서 선수들은 당연히 존중받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기 어려울 겁니다.
그렇다면 여자축구 팬들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을 겁니다. 여자축구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로 뛰는 활동가, 축구계 내부에서 변화를 모색하는 행정가가 한 명쯤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 왜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없었느냐는 질문을요. 이에 대해 저자는 거시적인 관점이 아닌 구체적인 증언을 통해 그 답을 대신합니다.
지소연 선수는 저자와의 만남에서 라커룸이 없어 천막 아래에서 탈의해야 하는 선수들의 상황을 말합니다. 선수들을 위한 실내 탈의실이나 에어컨 설치는 여자축구연맹의 재정난으로 인해 해소될 길이 없었고, 그로 인한 수치심과 신체적 괴로움은 모두 선수들의 몫이었다는 겁니다. 지소연 선수는 해외에서 뛰어 본 경험을 토대로 '기본적인 부분을 챙겨달라'고 이야기하기 위해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그는 너무 당연하게 실행되어야 할 WK리그의 스폰서 유치, TV 중계, 주요 시간대 경기 배정 등을 요구했습니다. 저자가 '여자축구가 왜 남자축구만큼 대중적 인기를 얻지 못하는 것이냐'고 묻자 지소연 선수는 위 발췌된 내용처럼 답했습니다. 한 선수가 이토록 큰 부담을 느낀다는 건 실로 심각한 문제입니다. 축구를 사랑한다면, 변화를 원한다면 당신이 나서야 한다는 말은 쉬운 말이죠. 지금 축구계가 해야하는 일은 한 명의 영웅에 기대어 변화를 기다리기보다,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여러 사람이 힘을 모으는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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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은공설운동장에서 일어난 건 정반대의 작용이었다. 고양감이 아니라 외로움이 피어올랐다. 역설적이게도 환희가 터져야 할 순간에 군중 속의 고독이 찾아오는 것이다. 성윤 씨에게는 골이 들어가도 함께 박수 칠 사람이 많지 않았다.”
- 「여자축구 선수를 둘러싼 슬픔의 나선」, p.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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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은 2000년대 중반부터 ‘스포츠 메카’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WK 리그 경기를 유치하는 등 관중을 끌어모으기 위해 애를 써 왔습니다. 그러나 관중을 모으는 방식은 축구를 향한 애정을 길러내는 방식이 아닌, 경품 추첨을 통한 동원의 방식이었습니다. 보은공설운동장에서는 경기를 향한 열정보다는 육개장, 곰탕이 더 강렬하게 끓어올랐습니다. 음식을 끓이고 나누어 먹는 잔치에서 축구의 의미는 성윤 씨와 같은 팬에게서도, 축구를 전혀 모르지만 경품을 위해 마실 나온 동네 주민에게서도 희석되거나 찾아볼 수 없었죠.
여기에서 잠깐 제 이야기를 해보자면, 저는 배구부가 있는 여중을 나왔는데요. 그래서인지 종종 프로여자배구 경기의 티켓을 받을 수 있었어요. 티켓을 받은 학생들은 교실에 앉아있는 것보다는 낫다는 이유로 별 생각 없이 경기장에 따라 나서곤 했습니다. 그렇게 반강제로 동원된 사람들은 당연히 경기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노트에 낙서를 하거나 친구와 수다를 떠는 등 경기와 전혀 무관한 행동을 하며 그야말로 시간을 떼웠습니다. 누군가 배구의 재밌는 점이나 선수의 역량에 대한 소개 등을 해줬다면 조금 달랐을까요?
다시 성윤 씨의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특정 팬덤이 만들어낸 문화는 다른 팬을 끌어들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야말로 팬이 팬을 부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자체가 동원의 방식으로 팬이 아닌 단순참여자만을 불러모은다면 그 분야는 어떻게 될까요? 기존의 팬마저 떠나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보은군의 사례가 딱 이런 케이스입니다. 순수한 재미도, 끓어오르는 강렬한 열정도, 경기 한 회차마다의 의미도 혼자 느끼고 읽어내야한다면 그보다 고독한 일이 또 있을까요? 성윤 씨는 쓸쓸함을 느끼면서도 여자축구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여축강도단’이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여자축구의 역사와 기록을 남기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해당 팟캐스트는 2015년에 마지막 회차를 올린 후 멈춰 있습니다. 그 이후, 여자축구는 어떻게 변화해왔을까요? ‘관중-됨’이 여자축구에 주는 영향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시스템의 변화를 바라지만 시스템 내부에서 고군분투하는 당사자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일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일까요? 이때의 질문들은 축구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향유하는 모든 분야에 던져볼만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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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스포츠의 이상은 그라운드 밖의 사회와 상호작용하며 약동하거나 퇴보하는 것이다. 이 점을 깨닫지 못하고, 여자축구의 잠재력과 파급력을 ‘그라운드 안’으로만 한정하려 한다면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 「여자축구의 시작, 우린 쓸모없는 장식이 아니다」, p.3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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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는 계속해서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석은 자본의 투입을 제한하고, 열악한 인프라를 낳으며, 다시금 시장성이 부족해지는 악순환을 만듭니다. 이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무엇일까요? 언제나 한 분야를 일으켜세우기 위해서는 태초의 질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존재 이유와 그 가치를 묻는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여자축구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지금 축구계는 어떤 지점에서 의미화를 놓치고 있는 걸까요? 어느 정도의 자원을 투입할 것이냐를 묻기 전에, 축구계가 여자축구의 가치와 위상을 어떻게 평가하고 의미화하고 있는지를 묻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겁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저자가 이야기한대로 '잘 제도화된 즐거움'인 축구가 여타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모두에게 '열려 있음'을 이해한다면, 그리하여 일단 운동장에 들어온 여성들이 축구에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면, 어쩌면 여자축구의 당위성은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결국 우리가 향해야 할 지점은 여성이 누려야할 평등한 권리에 대한 요구일지도 모릅니다. 이 책에서 가장 감탄하게 되는 지점은 결론부입니다. 논쟁적이지만 스포츠 기자로서 마땅히 던져야할 질문들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 그러나 어떤 문제의 본질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 결론부만으로도 《축구하는 여자 처음 봐서요》를 읽어야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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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만컴퍼니)
《축구하는 여자 처음 봐서요》를 읽고 WK리그에 관심이 생겼다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WK리그 8개 구단에 대한 이야기부터 각 팀의 주장들, 축구 용어, 팬 대담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알기 쉽게 담겨 있는 것은 물론 풍부한 사진 자료를 통한 시각적인 즐거움도 챙기는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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