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의 여정을 당신과 함께합니다 💌 매달 두번째 레터에서는 이달의 키워드를 하나 정하고, 그 키워드에 맞는 콘텐츠를 큐레이션합니다 💌 💭 이달의 키워드 : 불안 💭 『불안들』, 레나타 살레츨 여러분은 어떨 때 극심한 불안을 느끼시나요? 저는 제 미래가 그려지지 않을 때 부쩍 불안을 느끼는 편입니다. 이전에는 '지금 너무 행복한데 이 순간이 금방 끝나버리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하며 불안해하기도 했었고요. 저는 제가 이토록 오랜시간 느껴온 불안이 전지구적 차원의, 모두가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중요한 문제들에 느끼는 감정이라기보다 저라는 개인에게만 발생하는 지극히 사적이고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 여겨왔고, 스스로 이겨내거나 조절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갑작스레 끓어오르는 불안으로 나와 주변을 불편하게 만들 땐, 불안을 억제하지 못한 제 잘못이라 여겨 자책을 하기도 했고요. 결국 병원을 다니며 일정 부분 다스리는 데에 성공을 하기도 했지만, 책이나 뉴스를 읽으며 저의 사회적 위치를 확인해야할 때면 장마철 습한 공기처럼 묵직한 불안이 서서히 저를 가라앉히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 몇 년간 출판시장을 휩쓴 자기계발서 열풍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 문득 이게 나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현재를 즐기는 백조처럼 보였지만, 실은 불안으로 인해 물 속에선 미치도록 발장구를 치고 있었던 거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러한 책들의 열풍은 많은 문제점을 시사하는데, 그 중 중요한 지점은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이 불안은 개인적인 것이고, 나는 이것을 '반드시' 다스려야만해. 다스리지 못한 나는 빠르게 변화하는 이 사회에서 금방 낙오될거야' 라는 자기명령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레나타 살레츨은 이 책에서 자본주의가 미디어에서 이야기하는 (실존적인 문제에 가까운) 불안을 점점 더 자신에게 이롭게 바꾸고 있고, 일터에서도 늘 새로운 불안정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오늘날 사람들의 불안은 스스로 생각하기에 호감이 갈 만한 자기 이미지를 자유롭게 창조해낼 수 있다는 생각과 연결되어 있으며, 이러한 생각은 자본주의가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해내는 데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게 된다고 말이죠. 저자에 의하면,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의 신체 이미지와 관련한 온갖 외상들(거식증, 폭식증, 과도한 운동, 성형수술에 대한 강박, 쇼핑중독)을 경험하며, 자신을 예술 작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바로 그 가능성, 즉 자유롭게 원하는 대로 자기 삶을 창조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게 되는데 이는 곧 또 다른 불안을 야기하는 조건이라고도 합니다. 이는 한국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여러분도 느끼셨겠지만, 요즘 "나를 재창조해야 한다"와 같이 자기 삶에 대한 선택을 내려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많잖아요. 이 때문에 스스로를 호감 가는 페르소나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매일 SNS에 올라오죠. 그런 모습을 발견한 우리는 이내 초조하고 불안해집니다. "나 이러다 뒤쳐지는 것 아닐까" 하고 말이에요. 레나라 살레츨은 불안이라는 현상이 누구에게 그리고 무엇에 책임이 있는지 묻습니다. 여러분의 '불안'에 대한 생각은 어떠한가요? 자본주의가 구조를 유지 혹은 발전시키기 위해 작동시킨 하나의 장치일까요? 아니면 사회격변기에 달라붙는 자연스러운 현상인 걸까요? 결국 이는 진보를 불러오게 될까요? 아래 레나타 살레츨이 이 책을 통해 답을 찾고자 한 질문들을 덧붙이며 '불안'에 관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아울러 여러분이 느끼는 불안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것이 과연 나만의 문제인지 생각해보아도 좋을 것 같아요. 또, 우리가 무언가 해내지 못했을 때 느끼는 죄책감은 어디에서부터 출발한 감정인지 뿌리를 찾아보는 과정도 반드시 필요할 것 같습니다. 죄책감은 불안을 증폭시키는 아주 훌륭한 촉매제니까요. 레나타 살레츨의 질문 : "불안은 권위가 부재하기 때문인가, 너무 많기 때문인가? 미디어는 불안을 보도하는가, 만들어내는가? 약은 불안의 치료제인가, 원인인가? 진정한 내 모습을 찾지 못해 불안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처럼 되지 못해 불안한 것인가? 불안은 정말로 행복을 가로막는 궁극의 장애물인가?" 이달의 번역가 : 이나경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에서 르네상스 로맨스를 연구함. 2002년 『피델 카스트로』를 시작으로, 『메리, 마리아, 마틸다』, 『어떤
강아지의 시간』, 『샤이닝』, 『피버 피치』, 『애프터 유』, 『XO』, 『뮤즈』, 『프랑켄슈타인: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등을 번역함. 여러분은 여름의 어떤 것을 가장 좋아하시나요? 따사로운
햇빛, 푸르른 거리, 청명한 하늘, 그리고 길을 걷다 만나는 시원한 그늘, 여름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너무나도 많죠. 하지만 그중에서 빠트릴 수 없는 건 휴가! 아니겠어요? 이번에는 제가 실제로 올해 휴가 동안 읽기 위해 고른 책을 이야기해볼까 해요.
이 책은 상처받은 사람들과 그들의 연대, 그 가운데 얻어지는 치유의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에 읽으면서는 조금 가벼운 분위기에 과연 이 이야기가 어떤 극복의 힘을 가질까 약간의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주인공 케이는
담담하지만 자세하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아요. 케이가 가상의 독자인 우리들에게 마음을 여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을까요? 아무튼 분명 큰 아픔을 겪고 있으면서도 일상적인 어조로 이야기해주는 덕분에 오히려
극적이지 않아서 케이의 치유 과정이 제게는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케이와 할머니 그리고 케이의
반려견 바크가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너무 아름다워서 눈물이 핑 돌 정도였으니까요. 이렇게 누군가가 한 걸음 나아가는 이야기는 특히 휴가에 걸맞다고 생각합니다. 휴가는 지금까지 달려온 나를 돌봐주는 동시에 앞으로 나아갈 나에게 힘을 주는 시간이기도 하니까요. 저는 휴가 동안 저의 반려 고양이와 나란히 엎드려 재충전의 시간 동안 읽기도 했고, 책상에 앉아 휴가 이후의 계획을 생각한 그 자리에서 마음을 다잡고 읽기도 했습니다. 2021년의 절반, 어떤 시간들을 보내셨는지 알 수 없지만, 이제부터 시작되는 남은 2021년은 햇살을 향해 헤엄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책 속에서 언급된 것처럼 “상황이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참 복잡하게
느껴졌던 내 인생의 다른 모든 것들과는 달리 너무 쉽게” 소망이 이루어질 수도 있어요. “중요한 결정을 다 내린 것 같은 느낌이 들겠지만” 우린 이제 시작이랍니다! 💖 함께 들으면 더 좋아요 💖
이 작품 속에는 유난히 음악이 구체적으로 언급되어 있어요. 함께
들으면 좋을 음악 몇 가지를 아래에 붙입니다.
👂 Ella Fitzgerald – Blue Skies
👂 Heart - Barracuda 메리 읽고 듣고 씀. 🐚 메리 :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번역을 공부하는 대학원생. 한 달에 두 번 번역 덕분에 읽을 수 있는 여성 서사를 소개합니다. 여성 서사가 모두의 것이 되는 날을 바랍니다. 들불레터, 어떠셨나요? 들불은 여러분의 피드백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답니다. 당근과 채찍 모두 환영 환영 대환영! instagram @fieldfire.kr e-mail contact@fieldfire.kr 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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