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의 여정을 당신과 함께합니다 💌 불완전한 행복 속에서 각자의 몫 찾기 불씨 여러분,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저는 요즘 짙어지는 녹음과 아직은 선선한 저녁 공기 덕분에 매일 산책을 즐기고 있어요. 주로 아파트 단지를 빙 둘러 걷거나 집 근처 산책로를 이용한답니다. 자칫 무기력해질 수 있는 이 시기에도 분명히 존재하는, 사소하지만 아름다운 순간을 발견하는 일. 지금은 그것만큼 중요한 일도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글로써 삶의 사세한 장면을 포착하여 보여주는 작가를 소개하려고 해요. 바로 백수린입니다. 백수린의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평범하고, 극적인 사건도 없습니다. 특유의 잔잔하고 느긋한 문체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맛으로 치면 싱겁다는 느낌마저 주는데요. 하지만 읽고 나면 신기하게도 생각거리가 하나씩 주어져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가 쉬이 넘겼던 시간들이 돌아보니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깨닫는 것처럼요. 작가는 이별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관계에 충실한 것이 아이러니지만 바로 그 지점이 삶을 아름답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삶이 권태롭다고 느껴지거나 마음을 들여다볼 겨를이 없는 불씨가 있다면 백수린의 책을 처방해드릴게요. 유정 드림 우리가 타인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건, 대체 어떤 의미일까? 백수린 작가 📖 『친애하고, 친애하는』 - ‘사랑한다’는 고백으로 충분히 전달되지 않는 엄마에 대한 마음 나와 엄마의 이야기 역시 수많은 형태의 모녀 서사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p.117 불씨 여러분은 ‘엄마’하면 어떤 감정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혹시 애정, 증오, 연민, 서운함 등 모순적인 감정들이 한데엉켜 그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지는 않으신가요? 『친애하고, 친애하는』은 그동안 보편적으로 책과 영화에서 다뤄졌던 희생하는 엄마-극복하는 딸의 서사가 아닌,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나의 엄마와 나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엄마라는 정체성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소설입니다. 엄마와 할머니 그리고 나. 우리 셋이 같은 공간에 있으면 꽤 자주 어색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그것은 셋이 조금씩 서툰 연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확신에 차서 생각하곤 했다. p.41 작가는 모녀간 불화의 원인을 역사적 맥락에서 찾기 위해 삼대의 인생을 그리는데요. 주인공 인아는 아픈 할머니와 두 계절을 함께 하며 비로소 엄마의 삶을 헤아리기 시작하고 동시에 자신의 삶에 자양분이 될 깨달음도 얻는 듯합니다. 누군가의 엄마이거나 딸로 살아왔고 또 살아가는 중인 여성들이 사랑의 한계를 깨닫고도 끊임없이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던 배경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정해진 답이 없어 혼란스러웠던 엄마에 대한 감정에 한 발짝 다가가고 싶다면 『친애하고, 친애하는』을 추천합니다. 📖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 - 나의 삶도 괜찮다고 말하는 소설 ![]() ![]() 『오늘 밤은 사라지지 말아요』는 짧은 단편소설 여러 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긴 호흡의 소설이 부담스럽다면 이 책을 추천드릴게요. 일반 단편보다도 짧아서 들고 다니며 가볍게 읽기 좋더라고요. 일상의 한 조각을 잘라내 가져온 듯한, 은은한 주제의식을 느껴볼 수 있는 소설집입니다. 중간중간 삽입된 주정아 작가님의 그림은 소설을 더 동화처럼 만들어주는 요소였어요. 그중 제 마음이 머물렀던 단편 『언제나 해피엔딩』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이야기는 자신의 삶이 어디쯤 도착해 있는지 알 지 못한 채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행정 조교 민주와 융통성 없지만 해맑은 박 선생이 과 사무실에 마주 앉아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전부입니다. 둘 사이에 오가는 일상적인 대화를 따라가다 보니 신기하게도 함께 따뜻한 차를 마신 것처럼 마음이 평화로워진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저는 박 선생의 말을 필사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더니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소란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싶은 불씨가 있다면 <언제나 해피엔딩>을 읽어보세요. “엔딩이 어떻든 누군가 함부로 버리고 간 팝콘을 치우고 나면 언제나 영화가 다시 시작한다는 것만 깨달으면 그다음엔 다 괜찮아져요.” 유정 드림
![]() 백수린은... 한국의 소설가다. 2011년 경향신문 신문문예 단편소설 『거짓말 연습』을 시작으로 『폴링 인 폴』 『참담한 빛』 등을 출간했다. "세계엔 적의가 만연하고 인간은 태생적으로 타인을 쉽게 오해하고 왜곡하는 존재들이죠. 그런 세계에도 희망이 있다면, 저는 그것이 자신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믿고 있어요." (채널예스 인터뷰) >>다음 화에서는 강화길 작가 작품 소개가 이어집니다. 📖 들불을 사랑하는 <불씨의 책장투어> 신청을 받습니다! ![]() 들불 on-air <책장투어>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시청해 주신 불씨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방송을 저장해서 보고 싶다는 분들, 질문과 호응을 보내주신 분들까지 들불에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불씨 여러분께 잘 보이려고 대청소를 하게 된 것도요. 😙 그래서! 책장투어의 열기를 이어가고자! <불씨의 책장투어> 신청을 받습니다! 책장 전체도, 몇 권의 책을 추려서 소개해 주시는 것도 좋습니다. contact@fieldfire.kr 로 자유롭게 신청해 주시면, 들불이 연락드릴게요. 불씨 여러분의 많은 신청 바랍니다 💌 💫 들불의 대표 소모임 <작은불씨 북클럽>, 6월 두 번째 모임! ![]() 6월 25일 있을 <작은불씨 북클럽> ZOOM 모임에서는 『당신의 말을 내가 들었다』를 읽고 의견을 나눕니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취재하는 안미선 작가가 말하는 취재원과 그의 이야기를 어루만질 수 있는 최선의 인터뷰 방법을 각 챕터별로 알아볼 수 있는 책입니다. 중간중간 발췌된 다양한 여성들의 목소리도 들어볼 수 있고요. 기사 작성이나 책 집필같은 일을 하지 않는 분들이라도 여성의 이야기를 큰 목소리로 만들고 싶다거나, 주변 동료와 배려하며 대화하고 싶은 분들께는 일독을 권합니다. <작은불씨 북클럽> 후기는 모임이 끝나고 업로드되니 기다려 주세요! GONGYEGA의 북커버와 북파우치 제가 주변에 정말 많이 선물했던 공예가의 제품들을 소개합니다. 오른쪽에 상큼한 주황색 가름끈과 진녹색 밴드가 있는 제품이 북커버인데요, 공예가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색상의 일반 문고판 사이즈 북커버를 만나보실 수 있답니다. 왼쪽 북파우치의 경우, 내부에 펜 꽂이도 달려있어서 저는 아이패드 파우치로 쓰고 있답니다. 두 제품 모두 가방 속에서, 야외에서 책이 망가지지 않게 보호해 주고 손이 가는 귀여운 디자인이라서 자주 쓰고 있어요. 책을 좋아하는 불씨 여러분께 추천합니다.💚 민주 드림 ![]() ![]() 큐레이션 서점 비화림 秘花林 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153 매일 11-19시 월요일 휴무 북촌 언덕길에 동화 속 집처럼 자리 잡은 서점 비화림이 있습니다. 문을 여는 순간 숲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답니다. 향긋한 나무 내음과 꽉 차있는 책장 속 거울은 잠시 서있기만 해도 상쾌함을 줍니다. 음료 주문도 따로 할 수 있답니다. 친숙한 책들 속에 비화림만의 특징이 드러나는 큐레이션이 돋보였는데요. 저와 제 친구는 영미문학 번역가의 음식론이 들어있는 귀여운 책에 푹 빠졌답니다. "모든 사람에게 가능성의 공간을 제안" 한다는 비화림에 꼭 들러보세요. 민주 드림 이번 주 들불레터, 어떠셨나요? instagram @fieldfire.kr e-mail contact@fieldfire.kr 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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