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의 여정을 당신과 함께합니다 💌 "내 한계를 정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매일 그것을 기대하며 산다" 불씨 여러분, 이번 한 주는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요즘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그 중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게 있을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요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왠지 몸도 마음도 축축 쳐져서, 꼭 고여 있는 물웅덩이에 발이 빠져 가라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리고 이런 기분에 젖어 있다 보면 제 한계에 대해 골몰하게 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좌절감, 무위의 삶이 가져왔을 어떤 소외나 고립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면서요.
그러다 강화길 작가님의 ‘다른 사람’이라는 작품을 만났어요. 작가의 말에서 강화길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 한계를 정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매일 그것을 기대하며 산다.” 고 말이죠. 이 문장을 읽고 문득, 내가 너무나도 쉽게 나와 내 주변의 여성들의 한계를 규정지어 버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화길의 작품 속에는 상처를 마주하며 괴로운 시간들을 힘겹게 지나고 있는 인물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지만, 서로의 존재로부터 미래를 낙관하는 힘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 각자의 한계를 짐작하지 않고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며 함께 눈을 빛내는 인물들 곁에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 이야기를 끝낼 수 있으리라고, 저는 굳게 믿습니다. 우리에겐 물웅덩이에 빠진 서로에게 손을 내미는 멋진 여성들이 있으니까요. 사회가 만들어 둔 둘레를 찢고 앞으로 나아갈 우리의 매일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7월 첫 날의 들불레터 시작합니다. 물웅덩이에 빠진 당신에게 누구보다 먼저 손 내밀고 싶은, 혜지 드림 페미니즘은 ‘한 인간이 개별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강화길 작가 📖 『다른 사람』 - 공감의 단절을 경험하며 고립되어 가는 여성들의 이야기 <다른 사람>은 스스로를 부정하고 ‘다른 사람‘이 되고자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은 서로를 증오하고 원망하며 어쩌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었을, 하지만 결국 일어나고야 만 일들을 곱씹습니다. 그들 모두가 피해자이지만, 비난과 미움의 화살은 가해자가 아닌 서로에게로 향합니다. 그들은 뒤늦게, 과거의 칼날이 상대가 아닌 스스로에게 겨누어져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서로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숨겨 왔던 감정을 쏟아내는 순간, 이야기의 진실은 우리에게 성큼 다가옵니다. 이 이야기를 끝낼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라고, 그러니 외면하지 말라고 말라고 외치면서요. 이 책은 불편합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몇 번이고 눈을 질끈 감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 시점부터 우리는 이미 이 이야기에 깊숙이 연루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아니, 어쩌면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는 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우리는 눈을 부릅뜨고, 이 이야기를 어떻게 끝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여전히 어딘가에 존재할, ‘다른 사람’이 되길 원하는 또 다른 여성들의 고통을 끝내는 결말을 위해서 말입니다. p.325 그러나 이야기는 그렇게 마무리되지 않는다. 이야기를 끝낼 사람은 바로 너다. 모든 이야기를 시작한 사람, 오래된 미래를 다시 펼쳐 놓은 사람.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진짜 이야기가 시작될 때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야기의 마지막 장, 모든 것이 끝나버린 그 순간, 대답할 사람은 바로 너니까. 그렇다. 이제는 네 차례다. 혜지 드림
📖 "그렇게 된 지 오래되었다. 아주 오래 되었다" 「가원」 들불 멤버들과 불씨 여러분들이 많이 추천해주셨던 화제의 신간 『화이트 호스』를 읽기 전에, 똑같이 「가원」이 실려 있는 『소설보다 여름 2020』(문학과 지성사. 3,500원.)을 꺼내들었습니다. 작고 가벼운 이 책은 여성 작가 3인의 큰 존재감으로 기나긴 여운을 남깁니다. (비 오는 날에 장화 신고 가벼운 가방과 함께 시원한 카페로 첨벙첨벙 향해서 파이를 시키고 "아 오늘은 여유롭게 책 읽어야지~"라며 가볍게 시작했지만 한 장 읽자마자 바로 눈물을 쏟고 말았어요.😂) 연정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가원」에는 연정의 어머니와 할머니, 그리고 할아버지 박윤보가 등장합니다. 개업을 앞둔 치과의사로서 바쁘지만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던 연정에게 어느 날 할머니가 집을 나갔다는 전화가 한 통 걸려옵니다. 출근 에 차를 돌려 할머니가 있을 만한 곳을 떠올려보는 연정. 할머니와 박윤보가 있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다가 가원에 다다르게 됩니다. 이 이야기에 나오는 누군가를 미워할 수밖에 없고, 사랑할 수밖에 없고, 모질고 억척스러울 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기억과 대화는 한국에 사는 여성들에게 묘한 기시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 혹은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모진 교육을 제공해준 사람들에게 가질 수 밖에 없는 그리움과 미움의 감정들이 강화길 작가만의 호흡으로 툭툭 굴러 들어옵니다. 강화길 작가가 말하는 가장 사랑이 넘치지만 가장 비정한 이야기, 가족 내 젠더 갈등 소설 「가원」. 이곳을 산책하며 연정의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불씨의 마음을 만나보세요. p.39 하지만, 왜, 어째서 그 무책임한 남자를 미워하는 것이, 이 미련한 여자를 사랑하는 것보다 힘든 것일까. 민주 드림
![]() 강화길은... 한국의 소설가다. 2012년 단편소설 「방」을 시작으로, 소설집 『괜찮은 사람』, 장편소설 『다른 사람』을 썼다. 최근작으로는 소설집 『화이트 호스』가 있다. 이제 ‘누가, 왜’ 그런 말을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등단 이후 줄곧 여성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건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이야기이기도 해요. 여성작가이고 직면하고 있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당연히 녹아 들어가 있죠. 그게 마치 목적성을 가진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결국 ‘그런 작품을 쓰면 (창작 영역이) 축소된다’는 말을 하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해요. (채널예스 인터뷰) >>다음 화에서는 조예은 작가 작품 소개가 이어집니다. 📖 얼루어 매거진에 소개된 들불레터! ![]() ![]() 들불레터가 얼루어 매거진 7월호에 소개됐습니다. 정지원 에디터가 <구독형 인간>이라는 제목 아래에 <월간 우롱>, <코로나 시대의 사랑>, <오디티 스테이션>, <어피티> 등과 함께 실어주셨네요. 여성들이 만드는 콘텐츠와 함께 소개될 수 있어서 기쁩니다. 앞으로 재밌고 힘이 되는 독서 연계 워크샵을 제공하는 들불로 성장할테니 지켜봐 주세요 ❤ 💫 <작은불씨 북클럽>의 이번 책은 『붕대 감기』! ![]() 7월 9일 있을 <작은불씨 북클럽> ZOOM 모임에서는 『붕대 감기』를 읽고 의견을 나눕니다. 윤이형 작가가 써 내려간 이 소설에는 다양한 직업과 연령의 여성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는 이야기가 연쇄적으로 등장합니다. '생각의 차이'로 멀어져 간 두 친구 사이의 갈등과 대화가 어느 방향으로 흘러갈까요. 불씨분들도 마음속의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읽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작은불씨 북클럽은 『붕대 감기』를 시작으로 『셋이서 집 짓고 삽니다만』- 『피리부는 여자들』- 『장녀들』로 7월을 채워갑니다. 많은 신청 부탁드려요! ![]() <들불 X 여성 인디 만화가 커뮤니티 WICC> 들불 살롱과 함께 하게된 두번째 단체는 바로 윅 WICC 입니다! 윅은 여성 인디 만화가 커뮤니티로 현재 29명의 작가들이 친목도 다지고 재밌는 프로젝트도 준비하고 있어서, 들불이 비밀스레(?) 연락해 봤는데요. 아직 제목이 공개되지 않은 이번 워크샵은 윅의 대표이자 들불 브랜드 매니저인 혜연이 진행하게 됐습니다! 궁금해하실 불씨 여러분들을 위해 키워드를 알려드릴게요. 회사.... 분노... 만화 😉💚 그럼, 들불x윅=들불살롱,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 리디북스의 페이퍼 프로 오늘 소개할 도구는 리디북스의 페이퍼 프로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불씨들이라면 종이책 소장의 기쁨을 잘 알고 계실텐데요. 저도 한동안 종이책을 열심히 구입하며 책 소장의 즐거움을 느꼈어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거실 한 쪽을 차지한 책들을 보니, 마음이 복잡하더라구요. 제가 편히 쉴 수 있는 생활 공간의 여유가 점차 사라지니까요. 그러던 중, 페이퍼 프로가 1+1 행사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잠시 망설이다가 주변의 추천으로 구매했는데, 결론적으로는 대만족 중입니다! 종이책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는 건 물론이고, 물리키로 조작도 간편한데다 태블릿 컴퓨터에 비해 가볍고 눈도 편안해요. 책은 사고 싶지만, 늘어나는 종이책의 부피가 부담스러운 자취인이라면 특히 이 제품을 추천합니다! 혜지 드림 ![]() ![]() 쓰레기 없는 세상을 꿈꾸는 <알맹상점>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49, 2층 일,월,화 오전 11시-오후 4시 목,금,토 오후 2시-밤 9시 *수요일 휴무 망원역 근처 리필 스테이션 알맹상점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세제나 화장품, 먹거리 등 포장 없이 살 수 없다고 생각해온 것들을 리필 형태로 구입할 수 있는데요.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알맹이’만 판매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저는 상점 곳곳에 붙어있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환경 상식들, 생활 속 제로 웨이스트 실천 방법을 보며 연신 무릎을 탁 쳤어요.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것은 망원시장 상인들과 협동해 포장 없이 장을 볼 수 있도록 연결망을 구축해놓은 것인데, 어린 시절 학교에서 했던 아나바다 운동이 떠오르기도 하고 재밌었습니다. 환경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다양한 책도 준비되어 있으니 망원동에 놀러 가시는 불씨가 있다면 들러보시길 추천할게요! 유정 드림 이번 주 들불레터, 어떠셨나요? instagram @fieldfire.kr e-mail contact@fieldfire.kr 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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