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들불입니다. 오늘 들불레터는 제12회 '위안부 기림의 날'과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을 다루고, '위안부'와 관련한 현안을 살핍니다. 또, 사회적 참사의 비극을 SF 장르로 풀어낸 이하진 작가의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을 소개하고, 올해 10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 2주기를 앞둔 이태원 참사의 '오늘'을 조명합니다.
📚 들불의 PICK!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 권은선, 김신현경, 김은경, 김은실, 김주희, 박정애, 야마시타 영애,이지은, 이혜령, 정희진, 허윤 지음 (휴머니스트)
📚 (광고) 들불이 만난 이야기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이하진 (열림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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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은 휴머니스트 출판사의 '페미니스트 크리틱'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앞서 출간된 두 권의 작품(『더 나은 논쟁을 할 권리』(2018), 『코로나 시대의 페미니즘』(2020))과 마찬가지로 현대 한국 여성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서 문제를 제기하고, 기존의 사유를 깨뜨리는 시도를 하는 작품입니다.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은 2014년부터 페미니스트 연구자들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치열하고 토론하고 사유해온 결과물로, '위안부' 운동이 의지했던 반일 감정과 민족주의의 양태를 드러내는 한편, '순결한 피해자'라는 상을 그려낸 방식에 대해 집중합니다. 또, 신자유주의적인 역사 해석과 결속된 방식으로서 갱신된 '위안부' 망언을 살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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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의 서문을 쓴 김은실은 '이브 세즈윅'의 논의를 근거로 '위안부' 피해자들의 증언의 정확성과 당시의 법과 규칙에 얼마나 부합 혹은 위반하였는지 살피는 방식의 '편집증적 읽기'가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게 된다고 지적합니다. 편집증적 읽기란, "글을 읽기 전에 이미 텍스트에 대한 의심을 전제하며 그것을 문제제기하는 의심의 방법론"으로, 세즈윅은 "편집증적 읽기가 비판적이고 이론적인 질문 양식으로서, 진단이 아니라 처방을 앞세운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해 유독 '진실성'에 입각한 '심문'이 이루어지는 이유도 오히려 '위안부' 문제의 정치성을 탈각하는 시도의 일면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김은실의 문제제기에 깊이 공감하게 되는데요. 김은실은 '편집증적 읽기'보다 열려있는 읽기의 방식으로 '회복적 읽기'를 제안합니다. 회복적 읽기란 "자신이 알고 있는 앎의 한계에 부딪치면서 그것을 넘어서는, 단정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선언적 지식에서 벗어나는 앎의 형태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의미를 가지는 읽기의 방식으로, "기존의 습관적인 사유 관계에서 탈구해 스스로 놀람에 개방하는 발견적인 읽기 방식"입니다. 김은실은 이러한 회복적 읽기야말로 '위안부' 문제를 "읽는 중요한 방법론적 준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그리고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함으로써 회복적 읽기를 시도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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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3일 개최된 '아시아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 컨퍼런스'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역사의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이어 한혜인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연구위원 또한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는 '위안부' 피해자의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해야한다고 힘주어 이야기했습니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사무단은 이미 2014년부터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 애쓰고 있는데요. 2016년에는 피해자 증언과 치료기록, 지원 활동 기록 등 2744건을 등재 신청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 한편, '소녀상 철거 챌린지'를 진행 중인 극우단체를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2019년 '소녀상을 철거하자'는 목표를 갖고 현재까지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일정들을 따라다니며 사이렌 소리를 내는 등 시위 방해를 하고 있습니다. 또, '철거'라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소녀상에게 씌우면서 이를 '챌린지'로 소개하기도 했죠. '위안부' 피해자와 시위 참여자들을 모욕하는 이러한 행태에 대한 적극적인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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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위안부'문제연구소 웹진 '결'이 2024 기림의 날을 맞아 퍼플레이에서 온라인 영화제를 진행 중입니다. 1990년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은 '입을 떼다' 파트는 8월 20일에 상영 종료됐지만, 2000년대 '귀를 열다' 파트의 작품들은 8월 27일 화요일까지 퍼플레이에서 무료로 시청하실 수 있어요! 세 작품 모두 중국, 한국에서 기억의 전승을 위해 새로운 시도를 펼치고 있는 후세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 〈그리고 싶은 것〉이라는 작품을 짧게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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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작가들이 모여 만든 '평화그림책' 시리즈
그림 1, 2. 『꽃할머니』, 권윤덕 (출처: 온라인 서점 상세 페이지)
그림 3. 『평화란 어떤 걸까?』, 하마다 게이코
그림 4. 『낡은 사진 속 이야기』, 천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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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싶은 것〉은 2007년, 한·중·일 작가들이 모여 '평화그림책'을 만들게 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동시출판을 목표로 마음을 모은 작가들은 서로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내며 작업을 시작합니다. 그 중 한국의 그림책 작가인 권윤덕 작가는 '위안부' 피해 여성인 심달연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작업을 이어가는데요. 다른 책들의 출간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유독 '위안부' 문제를 다룬 이 책(『꽃할머니』)은 여러 고비를 맞습니다. 권윤덕 작가의 스케치를 두고 일본 우익 진영의 비판을 염려한 일본 작가와 한국 작가들 간 논쟁이 이어지는 것은 물론, 일본 출판사로부터 '무기한 출판 연기' 통보를 받게 되거든요. 〈그리고 싶은 것〉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평화'입니다. 일본 출판사와 한국 출판사의 태도를 통해 여전히 산재해있는 역사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드러내고 이 일의 당사자인 각국이 역사의 증언을 기억하고 이어가는 방식을 이야기함으로써 '평화'란 그저 도래하는 일정한 상태가 아니라 강력하게 발화하고 치열하게 논쟁하여 얻어내야 하는 '현재진행형의 투쟁'과 같은 상태라는 걸 관객들에게 상기 시키죠. 그리고 이 작품의 끝에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억을 어떻게 전승하고, 어떠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이어갈 것인가'라는 질문이 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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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극장에서 볼 수 있는 SF물 중에는 현재 인류가 행하고 있는 선택들을 펼쳐 보여주고, 이러한 선택이 미래에 다가올 재난에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 지 예시하는 이른바 '재난 SF 영화'가 많습니다. 재난 SF가 다루는 '재난'은 인류가 갖고 있는 위기의식, 현재 당면한 긴급한 문제를 미래 시점에 닥칠 거대 재난의 결과를 앞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드러냄으로써 관객의 반성과 실천을 추동한다는 점에서 핍진성을 갖는 작품으로 평가됩니다. 이는 SF 소설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서술 방식입니다. 특히 국내 SF 소설 중 상당수는 '재난 디스토피아'를 그리며, 그 안에서 서로를 보듬는 인간의 윤리의식을 담아내는 한편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일이 디스토피아를 살아가는 지구인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걸 보여줍니다.*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도 앞서 언급한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핍진성을 갖고 있는 작품입니다. 다만 이 작품이 그리는 미래는 지금 우리의 현재와 닮아 있다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재난 SF 영화들과 차이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은 미래를 예시하기보다 현재를 재현하는 방식으로 쓰여졌고, 그 중심에 우리에게 현재진행중인 문제, '사회적 재난과 참사'의 상흔을 위치시켰죠. 또, 사회적 재난을 목격한 동시대 사람들이 겪는 아픔과 이로부터 회복을 도모하는 사람들, 그들이 갖고 있는 가능성과 희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오늘 〈들불이 만난 이야기〉에서는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의 서사를 살피고, 참사 피해자 및 주변인의 구체적 삶을 들여다보는 일이 왜 중요한지, 그럼에도 '선의'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지 살펴 보겠습니다.
* 참고: 황지영. "재난 유토피아와 증언-하기의 윤리 - 2020년대 SF(Science Fiction)에 나타난 ‘기후/생태 재난’을 중심으로 -." 이화어문논집 58.- (2022): 177-2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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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은 주인공인 '미르'와 '건'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그들이 살고 있는 2018년은 인구의 약 10%에게 발현된 '이능력'이라는 힘과 그로 인한 혼란을 겪고 있는 시기입니다. 이능력을 갖고 있는지 아닌지에 따라 인간은 크게 발현자와 잠재자로 나뉘는데요. 미르는 그 중에서 이능력을 갖고 있는 발현자입니다. 그의 능력은 "열역학제2법칙을 위배해 열에너지를 조작하는 것"인데요. 언뜻 보기에 '이능력'은 슈퍼히어로물 속 히어로의 능력처럼 보이지만, 막상 미르는 스스로를 "걸어다니는 재난"으로 묘사합니다. 그 이유는 발현자의 혈액 안에 들어 있는 이력항원과 이것이 일으키는 '교란' 때문입니다.
발현자와의 혈액 간 감염에 노출되는 즉시 예정된 죽음을 야기하는 치명적인 '교란'은 많은 사람들을 희생 시킵니다. 특히 이 책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크리스마스의 비극'은 5천 명에 이르는 교란 판정자를 남긴 참사로, 희생자뿐 아니라 주변인과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이에게 지울 수 없는 잔흔을 남기죠.
건은 미르를 구하려다 교란에 노출됩니다. 그리고 미르의 시계는 건이 미르를 구하려다 교란 판정자가 된 날에 멈춰 섭니다. 미르는 '교란' 무효화를 연구해 그를 치료하기 위해 대형 연구소인 RIMOS에 입사하고, 그가 비용 걱정 없이 꾸준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명목 뿐인 혼인 신고도 치릅니다. 그는 죄책감과 후회, 막중한 책임감에 짓눌린 나날을 보냅니다. 미르가 느끼는 감정들은 '크리스마스의 비극'으로 사랑하는 이를 잃은 모든 이들에게도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회복'이라는 공동체적 성찰과 실천의 기회 없이 시간은 계속 흘러만 가죠. 그러던 어느 날, 미르는 RIMOS 앞에서 시위 중인 '서해수'에게 눈길을 주기 시작합니다. 해수는 자신의 어머니인 '서현주'의 교란 판정에 대한 진실 규명을 촉구하는 시위를 이어가며 미르와 마찬가지로 슬픔에 젖은 나날을 보냅니다. 다만, 미르와 해수가 다른 점은, 그들이 멈추지 않는다는데 있습니다. 그들은 슬퍼할지언정, 선의의 힘을 믿고 선의로 행동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그 과정으로부터 희망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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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 기억에 남는 장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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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란으로 인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애인을 10년간 간호하는 사람을 보며 "감히 평가할 수 없는 헌신과 사랑이야!"라면서도 그것들은 가식에 불과했던지 오는 25일에 이뤄질 '크리스마스의 비극' 추모 행진에는 도로를 점거하는 게 꼴사납다며 일방적인 악의를 드러냈다. (...) 올해도 어김없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터였다. 이제 와선 탄생과 죽음이 교차하는 날이 되어버린 그날이." (p.64)
미르가 RIMOS에 근무하며 건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2033년, '크리스마스의 비극'은 참사 희생자의 33주기를 맞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마스의 비극을 잊고,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추모 행사에 조롱 어린 시선과 야유를 보내는데요. 이 장면은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만하자, 지겹다'라고 댓글을 다는 사람부터 '이미 보상도 받지 않았느냐'며 보상의 측면에서만 사회적 참사를 대하는 사람, 단식 투쟁을 하는 유족들 앞에서 '폭식'을 하는 사람 등 우리는 죄책감 없이 고인의 죽음을 헛되이 만드는 사람들의 얼굴을 너무도 많이 바라봐왔는데요. 이들의 얼굴은 어쩐지 '크리스마스의 비극'을 대하는 시민들의 그것과 무척 닮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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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숱한 악의 증명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이루는 대다수가 선을 잃지 않았다고 믿어볼게. 미르는 그 믿음을 담아 편안하게 미소 지었다. (...) 그 다짐은 누굴 구하겠다거나 하는 거창한 목표로 이루어져 있지 않았다. 그것은 도의적인 일이라고, 미르는 그저 마땅히 해야하는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다짐했다. 자신은 뛰어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보통 사람이 되고자 하는 거라고. 타인의 불행을 지나치지 않는 보통의 사람. 그래서 행운을 바라지도 않고, 요행을 바라지도 않으며 그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는 것뿐이라고." (p.190)
그럼에도 미르는 사람을 믿고자 다짐합니다. '악'이 넘쳐나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도 여전히 선을 잃지 않고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건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타인을 구하기 위해 뛰어 드는 사람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사회적 참사를 대할 때, 우리는 종종 그것을 '정치의 영역'이나 '전문가들의 실천적 접근'이 필요한 영역으로 오인하곤 합니다. 사실 사회적 참사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고, 공동체적 회복을 도모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계속 관심을 주고, 기억하고, 우리가 각자 선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들부터 실천하는 일인데 말이죠. 선한 본성을 가진 '보통의 사람'이 되는 것.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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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당시의 생존자, 형제자매, 시민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이들이 겪은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가 피해자이자 공모자, 가해자로서 어떻게 세월호참사와 연루되어 왔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특히 '어린 피해자들'을 향한 '당신은 피해자가 아니다'라는 편견과 힐난에 우리가 동조했던 것은 아닌지에 대해서 반성하는 마음으로 읽게 돼요. 참사 피해자 청(소)년들은 참사에 대해 말하는 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힙니다. 그들에게는 자신이 느끼는 책임감, 죄책감을 실천으로 연결하기 위해 '재난참사에 대해 말하는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관건으로 여겨집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잘 듣고 기억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잊지 않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계속해서 들을 수 있을까 에 대한 고민을 말이죠. 『모든 사람에 대한 이론』에서 미르가 건과의 대화를 미루다 후회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의 진심과 '기억하겠다'는 다짐을 전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더 나은 내일은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생존자와 유가족의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집입니다.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고, 기억하고자 모인 기록단은 수차례의 인터뷰를 통해 '재난구술'로써 참사를 다각도로 재구성하는데요. 앞서 소개한 세월호 참사에 관한 책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재난 피해자와 당사자'를 가르는 잣대, 그리고 비난과 무관심을 딛고 나아가는 '공동체적 연대'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두고 많은 비난이 난무했었는데요. '악'이 지배한 것처럼 보이는 사회에서 여전히 '선'의 힘을 믿고 실천하려 했던 미르처럼, 우리도 '악'에 굴해 무력감을 느끼기보다 우리 스스로가 '선'으로 나서 기억하고, 연대하는 걸 실천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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