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들불입니다. 들불은 연구자, 활동가와 시민을 연결하는 자리를 꾸준히 만들어 온 한편, 언제나 개별 연구자, 활동가나 단체와 함께 하길 기다려왔는데요! 이번에 좋은 기회로 올해 20주년을 맞은 인권재단 사람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인권재단 사람의 캠페인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고민의 장에 끝까지 함께 해 주시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오늘의 들불레터 힘차게 시작해보겠습니다! 💌
✍️ 오늘의 목차
- 들어가며: 《인간의 조건》을 다시 생각하다
- 인권재단 사람, 어떤 활동을 하는 곳인가요?
- 끝까지 함께!: 인권재단 사람 창립 20주년 캠페인 소개
- 들불이 인권재단 사람과 캠페인 활동을 함께 하게 된 사연
- 러닝메이트로 캠페인에 함께 하는 방법!
- 들불에서 마련한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토크 참여하기 - 사람 20주년 기념 행사 〈1천 명의 세계〉 참여하기
|
|
|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저작 《인간의 조건》에서 인간이기 위한 세 가지 조건으로 노동labor, 작업work, 행위action 를 제시합니다. 노동은 인간육체가 생명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들을 생산하는 과정을, 작업은 인간 실존에 있어 '비자연적인 것' 즉, 예술품과 같은 인공물을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행위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아렌트는 행위를 사물이나 물질의 매개 없이 인간들 사이에서 직접적으로 이루어지는 활동으로 정의합니다. 이때 '활동'은 타인의 인격과 정신에 영향을 주거나 그를 설득하는 과정을 포함하는 정치적 속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아렌트는 행위가 가능하기 위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다른 인격'이라고 말합니다. 아렌트가 복수성plurality이라고 명명한 이 전제는 다른 인격과의 의사소통을 통한 상호작용이야말로 '행위'의 핵심임을 보여주는 개념입니다.
행위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하나 더 필요한데요. 바로 행위의 가능성이 보장되는 환경이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일이 필요합니다. 다른 인격의 존재를 '발견'하는 일이 필요하죠. 발견 이후에는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또, 먹고 사는 문제에 밀려 행위의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일도 없어야 할테고요. 그러나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인간은 소외되고 소수자들은 변방으로 밀려나 점차 보이지 않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행위의 가능성을 보장하기에 어려운 환경에 직면한 것이죠.
그러면 우리가 '행위'의 가능성을 다시 모색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요? 저는 소외된 이들을 발견하는 존재, 이들과 사회를 연결하며 대화를 시도하는 존재 그리고 '중요한 이야기를 중요하다고 이야기해줄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 사회에서 그 역할을 '인권활동가'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
|
|
인권재단 사람(이하 사람)은 2004년 인권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비영리 민간 재단으로, 성장, 연결, 확산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해왔습니다. 인권활동가 양성을 위한 인권활동가 교육, 시작하는 인권단체를 위한 조직 성장 지원, 활동으로 이뤄온 변화가 무너지려하거나 갑작스런 인권침해 상황에 대응해야할 때 자원을 제공하는 인권활동119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지속해오고 있죠.
'사람'에서 창립 20주년을 맞아 진행한 〈인권활동가 인터뷰〉 에서는 재단의 역할과 그간 인권활동 영역에서 펼쳐온 활동의 구체적인 내용을 살필 수 있는데요. 랑희, 난다 두 활동가는 '사람'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
|
|
"인큐베이팅 사업이 먼저 떠오르네요. 단체가 안정적으로 미래를 계획할 수 있을 때까지의 지원이 가능하다면, 많은 활동가들이 새로운 시작을 도전해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 외에도 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활동을 모색하거나 사업을 펼치는데도 역할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활동가대회나 활동가교육같은 사업은 재단의 지원이 추진 동력이었죠."
"재정발전소 사업이 정말 크고 중요한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특히 작은 규모인 단체, 모금을 하거나 정기후원인을 많이 만나기 어려운 조건의 단체들에게 안정적인 버팀목을 제공해주었다고 생각해요." |
|
|
들어가는 글에서 제가 정치적 행위의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인권활동가'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현재 한국의 5천 만 인구 중 전업 인권활동가의 수는 고작 200여 명이라고 합니다. 인권을 말하고 행동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길 바라지만 정작 그들을 모아줄 힘은 여전히 '한 줌'인 실정이지요. 이에 인권재단 사람은 희망찬 미래를 상상해보기로 했습니다. 인권활동가가 지금보다 다섯 배만 늘어난 세계에서 일어날 변화를 상상해보기로 한 것이죠. 전업 인권활동가가 1,000명이 된다면,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몽'과 '쌤통' 두 활동가는 인권활동가 1,000명이 된 세상을 이렇게 상상합니다. |
|
|
"인권활동가 1,000명 모아서 집회하고 행진하고 싶어요! (이런 말 하지 마까요… 대중을 조직해야 하는데 활동가들끼리만 모이면 뭔 소용인가 싶으신가요…) 인권운동더하기에서 제19회 전국인권활동가대회를 준비 중인데요, 그 자리에서 북적북적한 논쟁이 펼쳐지는 상상을 하게 되네요. 인권운동의 장이 넓고 단단해지면, 인권운동더하기도 인권운동의 전망과 과제를 만들고 벼리는 역할을 제대로 해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세상을 갈고 엎어서 이케 저케 새롭게 도모하는 일들이 더더더 많아지길, 무엇보다 기대합니다!"
"인권발견가 대회 어떨까요? 인권은 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발견된다고 하니, 우리가 그동안 발견하지 못한 다양한 인권을 세상에 펼쳐보고 서로가 어떻게 존중하며 살아야 하는지 이야기 해 보고 싶네요. 지금 같은 시대에는 동화 같은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
|
|
인권재단 사람은 창립 20주년 캠페인에서 "세상을 바꾸는 일의 시작은 세상을 바꿀 이들이 더 많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세상이 바뀌길 바라는 시민들에게 옆에서 함께 뛰며 의지할 수 있는 동료가 되어줄 것을 제안합니다. '사람'과 끝까지 함께 하는 러닝메이트가 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지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질문에 대한 답은 아래 링크에서 발견하실 수 있어요 😆 |
|
|
들불이 인권재단 사람과 캠페인 활동을 함께 하게 된 사연 |
|
|
여기까지 읽은 분들께서는 이제 궁금해하실 것 같습니다. "근데 왜 들불에서 인권재단 사람의 캠페인을 소개하지...? 둘은 무슨 관계인거지...?" 라고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들불이 지속해온 활동에 대해 이야기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들불은 섭식장애에 대한 고정관념과 혐오적인 시선을 타파하기 위해 섭식장애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의료계, 학계와의 정보 공유를 통해 더 나은 섭식장애 치료 문화가 자리 잡길 바라며 기획된 〈섭식장애 인식주간〉(with 잠수함토끼콜렉티브), 읽기를 통해 팔레스타인에 연대하고 팔레스타인 해방을 외치는 〈팔레스타인 읽기 행동〉(with 사단법인 아디), 청소년과 정치, 민주주의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누는 〈청소년 읽기 모임〉(with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등 활동 단체와 시민을 연결하고 대화를 나누는 자리를 다수 마련해 왔습니다. 들불의 작업은 활동가의 활동 내용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를 '나'의 삶과 연결해보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또, 활동가와의 만남을 통해 시민이 자기 위치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활동을 상상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졌습니다.
들불의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은 들불이 마련한 다양한 질문을 통해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시민-활동의 영역으로 진입했습니다. 들불에서 행위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 셈이죠. 저는 저를 포함한 들불의 참여자들 모두를 '시민활동가'로 소개합니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습니다.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죠. 저는 이 과정이 시민을 정치적 활동 즉, '행위'에 동참시키는 것은 물론 '인권활동가 1,000명'으로의 도약을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에 들불의 프로젝트는 인권재단 사람의 캠페인과 닿아 있습니다. 시민활동가와 전업활동가가 만나는 장소, 전업활동가로의 가능성을 체험해보고, 도약을 꿈꿀 수 있는 장소. 들불과 인권재단 사람은 바로 여기에서 만났습니다. |
|
|
러닝메이트가 되는 첫 번째 방법. 들불의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 참여하기! |
|
|
이번 행사에서는 사회의 일원으로서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시민과 전업활동가를 초대하여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인데요. 토크를 통해 시민이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상상하고, 현재 활동가가 진행하고 있는 활동들을 알아봄으로써 활동의 의의와 구체적인 내용을 살피는 시간을 가지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번 행사에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바로 참여자가 일일활동가가 되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참여해보는 '테이블 토크' 시간입니다. 이 시간을 통해 참여자들은 시민활동가 또는 전업활동가의 활동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는 동시에 나의 위치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그 단서를 탐색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 일시: 12월 5일 목요일 오후 7시~10시 (150분)
- 장소: 스테이션 사람 '사람홀' (서울시 은평구 증산로 17가길 15-7)
- 참가비: 무료
- 길잡이
- 신인아(임팩트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오늘의풍경' 디자이너, 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클럽(FDSC) 운영진) - 장근영(배리어프리 공연 및 전시와 시설 접근성 모니터링 활동을 이어온 중도시각장애인,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 저자) - 수빈(콘텐츠 활동가, 아프리카 식물농장, 지속가능한 먹거리 플랫폼 벗밭 콘텐츠 피디) - 온다(민우회 활동가)
|
|
|
러닝메이트가 되는 두 번째 방법. 사람 20주년 기념 행사 〈1천 명의 세계〉 참여하기 |
|
|
들불과 '사람'이 만났듯, 여러분과 들불, 그리고 '사람' 역시 연결되어 더 나은 내일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인권재단 사람이 준비한 20주년 기념 행사 〈1천 명의 세계〉를 통해서 말이죠. 이번 행사에서는 앞서 소개한 인권활동가 1천 명의 세계를 상상해보고, 이러한 상상을 공상이 아닌 현실로 만들어갈 여정을 모색해볼 예정인데요. "인권활동가 1,000명"의 세계가 궁금하시다면, 행사 참여와 후원을 통해 '사람'의 여정에 끝까지 함께 해주세요!
|
|
|
들불레터, 어떠셨나요?
들불은 여러분의 의견과 이야기가 궁금해요.
아래 버튼을 클릭하시면 익명으로 의견을 남기실 수 있답니다! |
|
|
들불레터 지난화 다시 보기
친구에게 들불레터 추천하기 아래의 링크를 주변에 공유해주시면, 들불의 내일에 큰 보탬이 됩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