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들불 구구입니다. 여성의날을 기념하는 채널예스 특집을 여러분께 소개 드리고자 어제에 이어 오늘도 인사 드려요. 저 역시 여성의날 특집에 마지막 글로 함께 하였으니, 오늘 레터 끝까지 살펴보시고, 각각의 글들을 찬찬히 음미하시면서 '함께 읽기'에 관해 각자 정의해보는 시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그럼 오늘의 들불레터 시작해보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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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여성의 날을 맞아 예스24 웹진 <채널예스>에서 "딕테를 읽는 여자들" 특집을 준비했습니다. 지금도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 딕테 읽기 모임은 진행 중입니다. 꺼지지 않는 횃불처럼 이어지는 딕테 모임들, 그곳에 모여든 여성들. 그 풍경을 보며 문득 딕테를 통해 텍스트 너머로 연결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습니다. 딕테를 읽는 여성들에 관해 묻는다는 것은 결국 함께 읽는 여성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함께이기에 도착할 수 있는 낯설고 먼 곳의 풍경을 이번 채널예스 특집에 담았습니다.
여러분께 <딕테를 읽는 여자들> 특집을 준비하며 만났던 우연들을 소개 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 우연. 기사를 발행한 3월 4일은 <딕테>의 저자인 차학경 작가의 생일이라고 합니다. 정신없이 기사를 발행한 뒤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두 번째 우연. <딕테>는 9개의 장으로 이루어졌는데, 저희의 특집도 준비 중에 변동이 생기며 최종적으로 9개 기사로 구성되었습니다. 세 번째 우연. 지금 읽고 계신 들불레터를 쓰던 중 도착한 마지막 특집 원고에 이런 구절이 있었습니다. "아홉, 아홉의 연대자다. 아홉은 인간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수, '완벽한 결핍의 수'이다. 한 개인의 기억에서 연대와 중첩의 기억으로 읽기는 끝이 난다."(김지승, “우리는 유령 국가다”) 이 우연의 기쁨과 놀라움을 여성의 날에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 채널예스 에디터 박소미, 이참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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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말(crazy horse)과 미친 말(crazy talk)
김지승 작가
말이 미친다. 미친 말이 침 흘린다. 침이 말처럼 고인다. “고통이 기억으로 번역되” 지 않게 하려고 여자는 미친 말로 쓴다. 의사소통 구조의 명확성을 초과해버리는, ‘정상적이고 올바른’ 말의 지도를 찢어버리는. 숨이 소리로 소리가 말로. 그러다가 멈춤. 기억이 창조된다. ‘미친 말’이 도착한 지 28년이 흘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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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바이너리의 여성적 기원 - 그녀와 그를 지나 당신(they)으로
전승민 평론가
『딕테』의 21세기적 독해 중 하나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새로운 로고스 중 하나인 논바이너리(nonbinary)의 개념을 접목하는 읽기다. 그간의 독해가 여성의 주체성을 복권하기 위해 공통 기표로서의 ‘여성’ 신화를 강화했다면 이제부터 우리가 새로이 시도하는 독해는 바로 그 여성적 기원으로부터 출발해 신화화 된 기원을 넘어서고 그로부터 멀어지는 탈신화화의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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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여성에게 메아리로 전달하는 책
이수진 작가
<차학경 프로젝트>의 인터뷰를 위해 방문했을 때, 프랜시스 선생님은 자신이 벨 훅스의 수업에서 처음 <딕테>를 접했다고 말했다. 그 뒤로 꽤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더욱 분명히 깨닫는다. 벨 훅스가 프랜시스 선생님에게, 선생님이 내게 건네주었듯이, <딕테>는 여성이 여성에게 서로 건네는 책이며, 세대와 시간, 공간을 지나 메아리처럼 전달되는 책이다. 여성이 글을 쓰고 말하는 한 <딕테>는 계속해서 읽힐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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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하지 못하는 편지는 사라지는가?
장혜령 시인
나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많은 이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2024년 12월 서울의 당신이 차학경의 그 기억을 지금처럼 보기를 바랐다. 지금의 거리에서 당신이 79년과 60년을 겹쳐 보기를 바랐다. 그래서 낭독을 할 때, 나 혼자의 목소리만이 아닌 여러 메아리들이 객석 곳곳에서 울려 퍼지도록 했다. 왜냐하면 이 책은 목소리의 책이고, 무엇보다 언어를 빼앗겼던 조선에 응답하려는 목소리의 책이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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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령 국가다
김지승 작가
우리는 『딕테』를 읽는 내내 엄청난 피로감을 느낀다. 무병(巫病)이나 히스테리에 가까운 체험이다. 수동적인 증상으로서가 아니라 여성의 언어를 몸의 증상으로 표출하는 실천으로서의 히스테리. 히스테리의 수행은 불연속적인 위장과 은폐로 이루어진다. 권력의 감시를 피해 여성이 기억과 역사를 재구성하는 데 용이하다. 『딕테』 전체에서 이 위장과 은폐의 수행은 꽤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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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아쓰기의 받아쓰기
인프로그레스
같은 요일, 같은 시간, 같은 작품을 이야기하는 세 번째 자리가 됐을 때 우리는 더없이 친밀해졌다. 친밀한 만큼 가감 없이 생각을 이야기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여덟 번째 챕터인 ‘합창 무용’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한 에피소드가 연상된다는 의견이었다. <딕테>를 읽기 전까지 이 작품을 알 수 없듯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모임이 끝난 후 나는 바로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첫 화를 클릭했다. |
입으로, 귀로, 몸으로 읽는 책
히스테리안
특히나 많은 여성들, 그리고 어머니와 딸의 관계 속에서 딕테는 각인된 경험 자체로 다가온다. 딕테를 읽는다는 것은 미완의 문장들 속에서 끝없는 이야기를 발견하는 일이다. 읽고, 기억하고, 받아쓰는 행위를 통해 우리는 사라진 목소리들을 다시 불러온다. 그리고 그렇게 다시 쓰인 문장은, 결국 또 다른 누군가에게 닿아 새로운 읽기로 이어진다. 읽기란 결국 끝나지 않는 대화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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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발화하기, 같이 받아쓰기
종이잡지클럽
제주와 서울의 <딕테> 모임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제주에서는 성당에서 사제가 집전하는 미사 같다는 기분을, 서울에서는 마녀들이 모여 주문을 외는 집회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공간과 목소리와 사람들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텍스트의 감각은 매번 독립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
겹쳐진 목소리로 나아가기
차방책방
수도권을 중심으로 테레사 학경 차와 『딕테』를 읽고 이야기하는 자리가 생겨났다. 대구에서도 『딕테』를 함께 읽고 응답하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랐다. 이 바람은 서점 손님들의 바람이기도 해서 '사장님, 딕테 읽기 모임은 언제 여시나요?'라는 질문에 응답하며 『딕테』 같이 읽을 사람, 여기여기 모여라- 를 외치며 읽기 모임이 시작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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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이 미래다
들불 노혜지
대단한 목표나 뚜렷한 목적이 없어도 좋다. 우선 내가 선 자리에서, 반경 100m 이내에 있는 조촐하고 안락한 세계 에서 목적도, 주제도 없는 모임을 결성해보면 좋겠다. 나는 책이 아니라 ‘모임’이 우리의 미래를 지탱할 중요할 가치라고 생각한다. 내가 컨퍼런스를 기획한다면 그 주제는 ‘모임이 미래다’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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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3. 딕테를 애정하는 당신에게 추천하는 책
<딕테를 읽는 여자들> 특집 필진이 추천한, 『딕테』와 함께 읽기 좋은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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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뮈엘 베케트의 말 없는 삶』
나탈리 레제 저 / 김예령 역 (workroom)
어떤 책이나 예술 작품은 주변을 고요한 진공 상태처럼 느껴지게 하여 작품과 나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게 해주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경험을 선사했다. 베케트의 작품이 어렵게 느껴졌던 독자라면, 그에 대한 크고 작은 이야기 조각들로 풍성한 이 책을 읽으면서 친근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수진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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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다와다 요코 저/정항균 역 (세창출판사)
- 『변신』은 이중 언어 작가인 다와다 요코의 시학 강연집이다. ‘낯선 혀로 말하는 사람은 한 마리의 새’라는 표현하듯 언어를 구사하며 낯설어지는 세계를 조명한다. (인프로그레스 김안젤라)
- 언어의 물질성, 육체성에 대한 관심은 테레사 학경 차와 다와다 요코를 잇는 중요한 선이다. 다와다 요코의 거의 모든 작품을 추천할 수 있겠지만 이르게 한국에 와서 많이 읽히지 못하고 절판된 『영혼 없는 작가』와 최근 출간된 강의록 『변신』을 꼽았다. 두 책에서 가깝게 들리는 다와다 요코의 목소리는 『딕테』의 소리들과 시차를 두고 리듬을 만든다. (김지승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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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
심옥주 저/장경혜 그림 (우리학교)
딕테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유관순 열사가 독립운동을 함께 했던 여성들과 찍은 사진이 실려있다. 하지만 본문(34쪽)에는 유관순 열사의 얼굴만이 크게 확대되어 실려있다. 이는 함께 역사를 만들었던 여성들이 잊혀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는 여성이고, 독립운동가입니다』에서는 우리가 익히 아는 이름 외에 잊혀진 여성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어 딕테를 읽은 후 읽어보기를 권한다. (들불 구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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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gwa zine』 특집호
초과 진은 하나의 한국 시에 참여하고 싶은 누구나 자기만의 언어로 번역해 공유하던 웹진이다. 2주년 특집으로 제주어의 번역을 시도해 팜플렛 형태로 제작했다. 종이잡지클럽에서 함께 모여 제주어로 쓰인 시를 한국어와 제주어, 영어 같은 각자의 언어로 시를 낭송한 기억은 ‘딕테’의 감각을 떠올리게 한다. (종이잡지클럽 김민성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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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장혜령 (문학동네)
이 책은 차학경의 마지막 손에 대한 나의 긴 편지이다. (장혜령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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