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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부터 저는 리타 님과 함께 채널예스에서 〈구구와 리타가 소개하는 '이상하고 아름다운' 책〉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소개하고 싶은 책이 정말 많지만, 해당 지면에서는 구하기 힘든 오래된 책을 소개하는 암묵적인 룰이 있어 신간을 제외하게 되었는데요. 오늘 들불레터에서는 지면에서 미처 소개하지 못한, 놓치면 정말 아쉬울 '이상하고 아름다운' 신간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 광장 특집호는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 (광고) 들불이 만난 이야기
- (광고) 『순교자!』, 카베 악바르 지음, 강동혁 옮김 (은행나무)
- 『친애하는 개자식에게』, 비르지니 데팡트 지음, 김미정 옮김 (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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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개자식에게』는 '못난'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페미니즘 책, 『킹콩걸』로 큰 화제를 일으켰던 비르지니 데팡트의 작품입니다. 데팡트를 처음 알게 된 건 양효실 씨의 인터뷰를 통해서였습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중산층 부르주아의 담론이 '강간이 두렵다면 집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라면, 데팡트는 다시 길로 나가야 한다고 해요. 기존의 이론에 자신의 경험을 수렴하게 하는 것이 보편주의라면, (데팡트와 같은) 3세대 페미니스트들은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경험을 발명해 내고자 했어요."라며 데팡트를 언급합니다. 이 문장을 읽고 난 뒤 저는 데팡트의 인터뷰 몇 편을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해당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매력적이지 않은 부분을 강조해 자신을 방어하는 것에 대해, 그리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기 위해 여자들 이야기를 떠들어대는 남자들에 대해 말합니다. 몇 편의 인터뷰를 거쳐 『킹콩걸』을 읽은 저는 뒤늦게 데팡트에게 푹 빠지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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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줄거리
『친애하는 개자식에게』는 서간문 형식으로 전개되는 작품입니다. 오스카와 레베카, 두 인물이 주고 받는 이메일 내용이 큰 줄기고요, 중간중간 페미니스트 블로거 조에의 블로그 글이 등장합니다. 오스카는 조에에게 미투 사건으로 고발 당한 노동계급 출신의 40대 작가이고, 그와 메일을 주고 받는 상대는 50대 여배우인 레베카입니다. 한편, 오스카를 고발한 조에는 20대 블로거로, 밸러리 솔라나스의 뒤를 잇는 급진적 페미니스트입니다.
오스카와 레베카는 어린 시절 오스카의 누나인 코린과 레베카가 친구였던 덕분에 느슨한 인연이 있는 사이입니다. 그러나 메일이 시작된 건 과거의 인연 때문이 아니라 오스카가 쓴 글 때문인데요. 자신이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온 레베카를 우연히 마주친 오스카는 레베카의 외모를 폄하하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요. 이를 본 레베카가 '친애하는 개자식에게'로 시작하는 메일을 쓴 것이 두 사람이 메일을 주고 받게 된 출발점입니다.
이 책이 다루는 키워드
『친애하는 개자식에게』에서는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키워드를 다룹니다. 페미니즘, 계급, 중독, 사이버불링에 대한 이야기부터 남성성, 기술, 코로나19, 외로움, 중독, 영화 산업, 가족,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까지 여러 주제를 넘나들며 우리가 처한 현실을 해석하죠.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오스카와 레베카, 그리고 조에가 겪게 되는 변화입니다. 서로의 관계를 통해, 각자가 인식하는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이들은 이전과는 다른 자기 인식을 체험하게 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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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좌) 『킹콩걸』 표지 (우) 비르지니 데팡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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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의 주변적 남성성
오스카는 조에와 레베카가 표현한 대로 '개자식'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오스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보면 어쩐지 그에게 연민을 품게 됩니다. 그가 개자식이란 걸 인정하는 동시에 그에게 우정을 느끼게 되는 과정이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아요. 그가 경험하는 주변적 남성성, 그러니까 외모에 대한 불만과 사회성 결여에 대한 고민, 계급적 한계에 대한 속내를 이해하게 될 때면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건 '대화'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정치적 지향이 다른 한국남성과 공존하는 일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다름 아닌 그와 대화를 나누고 더 깊이 이해하는 일이라면... 상상만으로도 조금 고단해지는 느낌입니다. 그와 레베카가 나누는 대화 속에서 그의 어리석은 면을 발견할 때엔 한숨을 쉬다가도 모든 인간이 그러한 면을 갖고 있다는 자각이 들 때면 묘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그러나 그가 향해가는 결말을 지켜보면 상대를 기다리고, 참아줄 수 있는 정신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건가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그렇다고 폭력적인 행동을 저지른 누군가를 옹호하거나 서둘러 용서하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그가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그의 이야기를 들어줄 레베카 같은 존재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는 무모하고도 위험한 추측을 해볼 뿐입니다.
조에를 지지하며
오스카에게 연민을 품다가도 조에의 블로그 글을 읽을 때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조에가 처한 외로운 상황 속에서 그를 껴안아줄 방도가 없을지 함께 궁리하게 되죠. 조에는 블로그를 통한 고발 이후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이버불링을 당합니다. 조에를 불링하는 사람들 중에는 남성만 있지 않습니다. 다수의 여성들도 사이버불링에 동참하죠. 트위터(현 X)에서 자주 벌어지는 사이버불링을 떠올려본다면, 조에의 상황은 우리에게 무척 익숙하게 느껴집니다. 사이버불링을 경험한 사람들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를 페미니즘 판을 떠나버리거나 블로그를 삭제하거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주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와 원한에 잠식 당해 미쳐버리는 일 정도로 상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조에는 빤히 상상가능한 선택지를 발로 걷어차고, 자기 자신만이 향할 수 있는 '바깥'으로 뚜벅뚜벅 걸어 갑니다.
고정된 관념에 반대한다
『친애하는 개자식에게』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고정된 관념, 기준에 대항하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데팡트는 이 책을 통해 남성성/여성성, 아버지-딸의 관계, 피의자/피해자 등 우리가 하나의 현상에 하나의 이름표만 부착해놓고 '그것이 진실이다!'라고 떠들던 모든 것을 부정하고 이에 저항합니다. 우리에게 특정 사건이나 현상을 해석할 단 하나의 진실만이 존재한다면, 그 세계를 무너뜨릴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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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받아 들었을 때, 제목만 보고 종교에 관한 책인가 싶어 자신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문헌 속에서 주워들은 단편적인 정보 이외에 종교에 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 책을 이해할 수 있을까 염려가 됐죠. 다행히도 첫 장을 읽기 시작한 순간 기우였단 걸 알게 됐습니다. 다만 책을 읽어 나가면서 또 다른 걱정이 생겨났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사이러스'가 가진 슬픔과 믿음을 내가 충분히 읽어내고 있느냐에 관한 걱정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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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러스의 어머니인 '로야'가 타고 있던 이란 항공 655편은 실제로 미국 해군에 의해 격추되었습니다. 미국 정부는 해당 항공기를 민항기가 아닌 이란 공군의 비행기로 오인하여 공격했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과가 아닌 유감만을 표했습니다. (사진 출처: 위키백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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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줄거리
사이러스는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었습니다. 어머니는 미 해군에 의해 격추된 이란 항공 655편에 탑승하고 있었죠. 허망하게 어머니를 잃은 사이러스는 20대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도 잃고 맙니다. 두 차례의 죽음을 경험한 사이러스가 가진 슬픔은 사이러스 자신을 초과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는 가족의 허망한 죽음이 '의미가 없다'고 해석하며, 그에 대한 반동 혹은 절망으로 신념과 의미를 껴안은 죽음들에 천착합니다. 사이러스에게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언어가 있습니다. 그는 아버지 알리 덕에 나이에 맞지 않는 어렵고 복잡하고 현학적인 언어들을 일찍부터 깨우쳤어요. 그는 익숙하지만 낯선 단어들을 조합해 시를 쓰고, 의미 있는 죽음 즉,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글을 써내려갑니다.
그러던 중, 한 친구의 소개로 그는 죽음을 앞둔 예술가 오르키데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오르키데는 연명 치료를 거부하고,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미술관에서 보내며 퍼포먼스를 수행하는 예술가입니다. 그의 퍼포먼스는 그가 머물고 있는 미술관에 그가 죽어가는 과정을 함께 체험하기 위해 온 관람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 이루어집니다. 말이 좋아 체험이지, 대체로 관람객의 시선은 죽음을 향한 관음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람객의 행렬에 사이러스도 동참합니다. 그에게 오르키데의 존재는 그 자체로 영웅에 가까운 위대함을 품고 있는데, 그 이유는 오르키데가 자신의 죽음을 퍼포먼스와 관람객과의 대화를 통해 의미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대화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 둘의 만남이 앞으로 전개될 충격적인 반전의 기초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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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러스와 오르키데의 대화에서 많이들 마리나 아브로모비치의 퍼포먼스를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마리나 아브로모비치는 세르비아 출신의 예술가인데요. 세르비아와 미국의 관계를 고려해본다면, 이 책에 이들의 퍼포먼스를 대입하는 게 무리한 상상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Marco Anell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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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사이러스는 오랜 시간 잠과의 사투를 벌여왔습니다. 어렸을 때는 야경증으로, 성인이 되어서는 (약물을 과다복용하지 않는 이상) 불면증으로 밤과 불화했죠. 그는 밤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하나의 게임을 고안하는데요. 바로 '꿈 대화 게임'입니다. 규칙은 간단합니다. 그가 알고 있는 영웅들이나 사랑하는 사람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죠. 아버지 알리에 의해 사이러스에게 심겨진 언어들이 자발적으로 대본이 되어 가는 과정은 사이러스가 그의 주도권을 밤에게 완전히 넘겨주지 않을 수 있는 하나의 방책입니다. 꿈 대화 게임은 그가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밤을 맞이하려고 할 때에도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에는 어머니 로야가 자주 등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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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많은 장면들이 기억에 남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는 파트는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의 등장인물인 '리사 심슨'과 어머니 로야 샴스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두 사람은 초월적인 공간에서 '나비 효과'에 대한 대화를 나눕니다. 그 대화를 살짝 소개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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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과거 여행을 생각할 때 어떤 말도 안 되는 오만을 품곤 해. '저 꽃은 밟지 말아야겠다. 밟았다간 우리 할아버지가 태어나지 않을 거야'라는 식으로. 하지만 현재에는 늘 잔디를 깎고 개미 약을 치고 파티에 빠지고 생일을 까먹지. 그런 것들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절대 생각하지 않아." 로야는 흥분하고 있었다. "아무도 현재를 미래의 과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
"모르겠어요." 리사가 말했다. "난 모르겠어요."
로야가 말을 이었다.
"우리는 과거와 미래의 우리 자신을 보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역사 속 현재의 자아를 보는 걸 어려워해. 내가 말하려는 건 그게 전부야."
(...)
"산호요. 다 죽어가고 있어요."
둘 다 잠시 말을 멈추었다.
"이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파괴하지 않고 그 사이로 움직이는 방법은 뭘까?" 로야가 물었다.
(...)
"그만해요." 리사가 말했다.
"뭘 그만해?" 로야가 물었다.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고요." 리사가 말했다. "모든 걸 상징이나 의미로 납작하게 만들지 말아요. 산호가 죽어가는 건 보디워시에 들어 있는 미세 플라스틱과 몬산토(...) 때문이고, 산호에 대해 뭔가 할 수 있을 만큼 힘이 있는 사람 중에는 그런 일을 할 이유가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죠." (p.96-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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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많은 상징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징들은 대체로 무의식의 영역에 잠재한, 우리가 지각하지 못한 자아의 쪼개진 조각입니다. 꿈은 이를 현미경처럼 확대해서 보여줍니다. 사이러스가 구성한 꿈, 그 안의 녹여든 구체적인 대본에서 사이러스는 무의식에 잠재한 현재에 대한 인식을 보여줍니다. 그는 현재를 낭비하고 방치하는 순간들에 크고 작은 절망을 느끼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시정하기보다는 또 다시 방치하는 방식으로 그저 내버려둡니다. 독자 입장에서 어떤 순간에는 사이러스의 결정이 참을 수 없이 괴롭게 느껴지지만, 우리는 그를 나무랄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그가 감당해야할 미래의 과거이며, 그가 현재를 바라보는 방식이기 때문이죠.
죽음
사이러스는 사건, 물건, 사람을 시적으로 혹은 우화처럼 바라보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독해하길 갈망하는 인물입니다. 예컨대, 어머니의 죽음이 그렇습니다. 그는 어머니의 죽음을 '단 한 번뿐인 죽음을 낭비한 행위'쯤으로 이해하며 순교자들의 죽음,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의미 있게 서사화된 죽음을 떠받들고 낭비 아닌 죽음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연구하고자 합니다. 그러나 순교자들의 죽음을 글로 옮기는 과정의 이면에는 거꾸로 그들의 죽음을 우화화하고 어머니의 죽음의 사회적 의미를 재구성하고자 하는 욕망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의미'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사실 사이러스를 살게 만드는 동력에 가깝습니다.
아무튼, 다시 순교자들의 죽음으로 돌아가볼까요. 그들의 죽음이 사이러스에게 의미 있는 이유는 죽음의 의미가 남겨진 사람들에 의해 사후적으로 포개어진 것이 아닌, 죽음으로 향해가는 자기 자신에게 먼저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머니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이러스가 그 죽음을 그저 허망한 것으로 이해하는 거죠. 그러나 꿈에서 리사가 말한 것처럼,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의미는 필연적으로 오해를 수반하므로, 죽음에 대한 '진짜' 독해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죽음을 그저 기억으로, 추억으로 끈질기게 붙들 뿐이에요. 사이러스는 부재한 기억 속에 자리한 어머니를 붙들 방법이 없으니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이고요.
사이러스는 오르키데와의 만남을 통해 순교자들의 죽음이 쓰인 책의 종장에 자신의 죽음을 기록하고자 하는 욕망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아끼고 사랑하는 삶을 자발적으로 떠나오는 숭고한 희생. 이러한 죽음에 자신도 동참하기를 바라죠. 자신의 인생을 괜찮은 것으로 자평하고 있기 때문에 사이러스는 그러한 죽음에 동참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는 아직 그 무엇도 떠나올 수 없습니다. 아직 사이러스는 자신이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감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죽음으로 떠날 준비가 되는 순간이란 게 존재한다면, 그건 자신의 삶을 구성하고 있는 이들의 사랑을 믿고 이해하기 시작한 그 때가 될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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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와 희생
『순교자!』에서 또 하나 재미있는 지점은 로야 샴스(사이러스의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자기 자신과 사랑을 죽이고 중력보다 더 강한 힘으로 자신을 짓누르는 은혜를 감당하며 희생합니다. 이러한 희생은 로야에게 무엇을 남겼을까요? 사이러스가 죽음의 의미를 찾고자 사투를 벌일 때, 로야는 남겨진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슬픔에 잠깁니다. 로야는 자신의 죽음을, 실존의 파괴와 존재의 부정, 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관계들을 삭제하고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경험했을까요? 이렇게 많은 희생을 한 개인이 감당하도록 만든 미국과 군대, 전쟁, 그리고 차별과 혐오로 얼룩진 사회적 상황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질문할 수 있을까요? 질문에 대한 답을 확인하려면, 독자 역시 로야가 짊어진 그것과 똑같은 무게의 이야기를 감당할 각오를 해야합니다... 그런 점에서 『순교자!』는 정말 지독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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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스포일러 없이 소개하는 일은 무척 어려운 작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확실히 말해둘 수 있는 건, 이 책의 결말이 정말 감동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책의 놀라운 반전과 사이러스의 성장기를 함께 하고 싶은 분들께, 그리고 삶과 죽음을 그 자체로 받아들일 준비가 아직 되지 않은 분들께 『순교자!』를 '연습하는 책'으로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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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에서 〈버디바디〉, 〈전시독후감〉을 함께 운영했던 동료 파랑님의 새로운 프로그램 소식을 알립니다! 〈복원하는 마음〉이라는 제목으로 열리게 될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김숨 작가의 《L의 운동화》를 읽고 이야기를 나눈다고 하는데요. 기억, 애도, 시대의 증언이라는 주제를 '물건' 하나를 중심으로 풀어 낸 작품을 통해 우리는 작품 속 등장하는 'L'이라는 인물에 대해 무엇을 알고 기억하게 될까요? 〈복원하는 마음〉을 통해 애도의 언어를 배우고, 기억의 조각들을 함께 모으는 시간을 함께 가져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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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불은 이르면 7월 말부터 프로그램 운영을 재개할 예정입니다. 혹시 들불에서 함께 읽고 싶은 책이 있다면 아래 '들불에게 답장 남기기' 링크를 통해 의견 남겨 주세요!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에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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