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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들불레터는 여성혐오 기반의 유해한 남성성을 폭력의 연속선에서 분석하는 『폭주하는 남성성』과 교제폭력 문제를 피해 생존자 및 유가족, 조력자의 이야기를 통해 전한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을 소개합니다. 불과 며칠 사이에 대전, 의정부 그리고 울산까지 잇따라 교제폭력과 살인이 발생하였습니다. 여성가족부는 '2025 여성폭력방지정책 시행계획'을 통해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의 범위를 시행령에 명시할 수 있도록 개정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였는데요. 이러한 개정안이 실효성 있는 예방책과 처벌 법안 마련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요구가 필요한 실정입니다. 오늘 들불레터를 통해 '남성성'이 우리 사회와 여성, 소수자에게 끼치는 영향을 살피고, 저자들이 던진 제안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함께 모색해보면 좋겠습니다.
📚 (광고) 들불이 만난 이야기
- (광고) 『폭주하는 남성성』, 권김현영, 김효정, 유호정, 이리예, 이우창, 이한, 추지현, 황유나 지음, 한국성폭력상담소 기획 (동녘)
-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 경향신문 여성서사아카이브 플랫 (동녘)
① 《폭주하는 남성성》은 어떤 책인가요? ②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은 어떤 책인가요? ③ 관련해서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 ④ 남성성에 대해 좀 더 이해해보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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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촉발된 이른바 ‘페미니즘 리부트’는 여성들이 자신의 언어를 찾아 헤매는 여정의 재시작을 알렸습니다. 페미니즘의 계보는 리부트 이전에도 이어져 왔지만, 디지털 페미니즘이 급부상하면서 동시대 여성들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조명된 것이죠. 에이드리언 리치가 이야기한 바와 같이 ‘공통 언어’1) 라 불리는, 여성의 언어를 통해 세계를 재구성하고 연대를 모색하는 시도는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두 권의 책, 《폭주하는 남성성》과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도 한국뿐 아니라 세계의 ‘지금’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변화를 도모하기 위한 실천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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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에이드리언 리치는 방언처럼 흩어진 여성들의 언어를 한데 모아 ‘공통의 언어’를 향해 나아가자고 이야기했다. “나는 내 운명을 여러 해가/ 지나도, 고집스럽게,// 특출한 힘이 없어도,/ 세상을 재구성할 사람에게로 내던져야만 한다”(‘천연 자원), “말 없는 다른 여성을 위해 쓴다/ 외로움 먼지 속에 아이들과 함께/ 플라스틱 봉지들을 줄줄 흘리며/ 언어가 떠다니고 그릇/ 속에서 낙태를 돌리는 집 안에서”(‘어느 시인에게’), “나는 살면서 삶 이상을 원하며/ 굶주리는 다른 사람들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굶주림’), 에이드리언 리치, 《공통 언어를 향한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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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폭주하는 남성성》은 어떤 책인가요?
① 연속선의 사고로 남성성 바라보기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기획하고 8명의 저자가 함께한 《폭주하는 남성성》은 일상에 스며든 젠더기반폭력의 역동을 추적하고, 제도 정치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집단을 형성한 남성들이 수행하는 배제·착취의 역학을 설명하며 “해석의 언어를 만드는”데 목표를 둔 책입니다. 「들어가는 글」을 쓴 류수민은 이 책이 ‘폭주하는 남성성’이라는 개념 주창이 아닌, 현실을 바꿔나갈 수 있는 구체적 실천으로 향해가는 디딤돌로 ‘남성성’이라는 해석 틀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힙니다.
남성성이라는 개념은 이미 서양의 여러 학자들이 개념화하였는데요. 가장 널리 알려진 작업으로는 래윈 코넬의 분류(헤게모니적 남성성, 종속적 남성성, 주변화된 남성성, 공모적 남성성)가 있습니다. 이는 “남성성이라는 실천이 젠더 관계에서 배치되는 형태를 드러내고자” 한 개념화 작업으로 남성성이 하나의 속성이 아닌 구체적 실천으로서 사회의 여러 행위 및 행위자의 지위, 맥락 속에 작용하고 있음을 밝힌 설명입니다.이 점을 통해 남성성이 어떻게 시대별로 구성되고 재구성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를 우리나라 지형에 맞추어 분석한 시도로는 《남성성과 젠더》(권김현영, 루인, 정희진 외), 《남성성의 각본들》(허윤)이 있습니다. 정희진은 「편재하는(만연한) 남성성, 편재하는(치우친) 남성성」에서 “지배적 남성성의 의미들”이 “역사적으로 흥망성쇠를 거듭해왔”다는 점을 통해 남성성이 어떻게 시대별로 구성되고 재구성되는지를 간략하게 보여준다. 이어 그는 “어떤 시대나 지배적 남성성의 핵심 요소”가 “앞 시대의 남성성들과 겹치거나 재구성, 재결합, 인용된 결과들”이라고 말하며, 남성성을 특정 순간에 정박한 하나의 개념으로 정의하는 게 아니라 연속선 상에서 이해해야하는 개념임을 밝힙니다. 《폭주하는 남성성》의 1장 「폭력의 연속선과 남성성‘들’」을 쓴 추지현 역시 “동의에 의한 지배”를 뜻하는 “헤게모니적 남성성”이 젠더 질서를 유지하고 폭력을 재생산해온 사례를 추적하며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행위 맥락을 살피기 위해 “연속선 관점에서 남성성‘들’을 살”핍니다.
영국의 페미니스트 사회학자인 리즈 켈리가 40여 년 전 요청한 “성폭력의 연속선”에 대한 이해는 두 가지 이유에서 의미가 있었는데요.
“첫째, 강간, 아내 구타, 스토킹처럼 법적으로 명시된 범죄 행위와 친밀한 관계에서 일상적으로 행해지는 그 밖의 행위들이 이를 경험하는 여성에게는 명확히 구분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성애 관계에서 동의와 압력, 강제는 연속선상에 놓여 있고 그 각각을 분리해 사고할 경우 이질적 형태로 여겨지는 폭력들이 서로의 맥락이 된다는 사실을 놓치기 쉽다. 둘째, 이렇게 서로 맥락을 형성한 폭력들이 젠더 불평등한 현실에서 한 개인의 생애 전반에 걸쳐 반복된다는 점이다.” (p.26, 《폭주하는 남성성》)
추지현은 리즈 켈리와 캐런 보일의 논의(“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일상이 불가분하게 얽혀 폭력의 맥락을 형성한다는 켈리의 논의가 여전히 유용함을 주장”)를 토대로, 이 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남성성’ 개념이 여성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고정된 범주가 아니라, 폭력 발생의 맥락을 분석하는 유효한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연속선의 사고”를 통해 남성성의 다양한 실천들을 파악할 수 있는 관점을 제안하며, 가해자 중심의 서술로 젠더 권력의 구조를 분석해내는데요.
이 책이 보여주는 연속선의 시야는 기존의 법적, 제도적 구분이 놓치고 있는 현실을 날카롭게 짚습니다. 이 관점은 ‘어떤 행위가 법적으로 범죄냐 아니냐’라는 단순화된 이분법 너머, 젠더폭력이 일상과 어떻게 맞물려 반복되는지를 해석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② 균열과 변화의 가능성 발견하기
‘남성성’이라는 해석 틀로 폭력 사건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으로 출발한 《폭주하는 남성성》은 이어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사건들을 언론 보도 및 법률 등 제도의 개입이 왜 실패하고 있는지를 분석하고, ‘구조적 성차별’의 명백한 존재감을 다시금 분명히 밝힙니다. 또, 딥페이크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가부장적 남성연대’의 문제를 짚고 “밀양 성폭력 사건 신상 공개 논란”에 기해 ‘사회 정의’를 외치며 신상 공개의 선두에 나섰던 사이버레커들의 모순을 지적합니다. 더불어 한국 디지털 성폭력에서 허용되고 길들여진 ‘남성성’을 분석하기 위해 ‘벗방’의 구조를 살피고, 온라인 커뮤니티 내에서 페미니스트라는 낙인을 찍거나 안티페미니즘적인 짤방을 유행시키는 그들의 문법을 분석합니다. 끝으로 우리를 광장으로 이끌었던 ‘실패한 계엄’이 “어떻게 청년 남성을 대상으로 한 극우 대중 동원에 성공할 수 있었는지를 질문”하는데요.
「윤석열은 어떻게 극우 청년들의 우상이 되었나」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윤석열이 잘못했는데 왜 남자가 죄다 욕을 먹는가, 폭주는 김건희가 했다’”는 댓글에 대한 저자의 분석입니다. 저자는 한국성폭력상담소가 포착한 ‘폭주하는 남성성’이라는 표현을 빌어 광장에서 ‘폭주하는 남성성의 시대는 끝났다’라는 구호를 피켓으로 활용한데 대해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폭주하고 격노하는 남성성’은 남성 일반에 대한 이야기도 윤석열 개인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다. 남성 권력을 모방해 격노를 이어가는 여성 권력자들도 포함된다. 이것은 페미니즘에서 ‘남성성’을 남성으로 성차화된 남성 일반에 대한 범주적 지식이 아니라 ‘지배 문화’의 성별화된 경향성을 설명하는 지식으로, 즉 ‘헤게모니 남성성’, ‘극단적으로 유해한 남성성’ 등으로 설명해온 이유다.” (p.273-274, 《폭주하는 남성성》)
즉, ‘남성성’을 분석하는 일은 단순히 남성 집단이라는 범주를 일반화하여 비난하거나 이해하기 위한 시도라기보다 우리 사회를 억압하고 있는 ‘지배 문화’ 전반의 성별화된 경향을 짚어내는 유용한 분석 틀로서 ‘젠더’ 관계 전반을 살필 수 있는 폭넓은 시도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폭주하는 남성성》은 ‘남성성’을 분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변화와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는 책입니다. 또, 이러한 질문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놓치고 있는 문제의 실마리를 발견해준다는 점에서 정책입안자나 법조인, 언론인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성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수많은 소수자의 관점을 확장시켜준다는 점에서 유용합니다. 젠더기반폭력을 ‘남성성’이라는 틀로 해석해보고 싶은 페미니스트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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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은 어떤 책인가요?
이 책은 《폭주하는 남성성》 2장 「가장 일상적인 폭력,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과 이어 읽으면 특히 좋은 책입니다. 2장을 쓴 김효정은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현황과 실태 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젠더기반폭력 사건 보도에서 요구되는 《평등한 보도를 위한 젠더보도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태를 고발합니다.
부적절하고 폭력적인 제목 선정, 가해자의 사연을 그의 언어 그대로 옮기는 고민 없는 받아쓰기 등의 행태로 언론은 여러 차례 페미니스트들에게 뭇매를 맞아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언론계에서도 피해자의 곁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교제폭력 처벌 법제화를 위해 시도 중인 기자들도 있습니다. 바로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을 쓴 기자 임아영, 김정화, 이아름이 바로 그들입니다.
경향신문의 여성서사아카이브인 ‘플랫’은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평해질 때까지 여성들의 목소리를 주변이 아닌 중심에 둔다’는 기치 아래 여성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는 기획팀입니다. 교제폭력 문제를 다룬 ‘더 이상 한명도 잃을 수 없다’ 기획기사는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훌륭한 기사로 호평이 자자하기도 하였지요.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은 위 기획기사를 바탕으로 쓴 책으로, ‘기록’이라는 기자의 실천을 통해 “교제폭력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예방하고, 수사하고, 처벌하고, 법과 제도의 기틀을 마련”하려는 작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피해 유가족이나 피해 생존자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는 점입니다. 젠더기반폭력을 다룬 여타의 도서들이 여러 사례를 기반으로 젠더기반폭력의 실태를 분석하고 정책·법률적 제언을 담았다면,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은 교제폭력의 당사자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관계자들(피해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나 여성단체 활동가 등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 직업인)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교제폭력의 실태가 더욱 구체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또, 이 책은 “참을수록 피해가 커”지는 상황을 서술하며 피해자가 친밀한 관계 내에서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요. 정확히는 왜 피해자가 참을 수밖에 없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 있어요. 교제폭력을 당한 피해자를 향해 “그러게, 얼른 헤어지지 그랬어.”라는 등의 폭력적인 언사를 해온 언론과 사회를 향해 피해자와 그의 가족, 변호인은 교제폭력의 특성이 “참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피해 정도도 커지”지만, 이미 폭력을 경험한 피해자가 학습된 무기력 때문에 벗어나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보여 줍니다. 《폭주하는 남성성》에서도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젠더폭력의 본질이 상대방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강압적 통제에 있다는 점은 지금까지 많은 국내외 연구자들 사이에서 중요하게 논의되어왔다. 그러나 피해자들이 가해자와의 관계로 인해 자신의 경험과 상황을 ‘관계’가 아닌 ‘폭력’이라 인식하기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가해자의 ‘통제’를 알아차리고 의미화하기는 어렵다. (...) 친밀한 관계 내 폭력의 특징 중 하나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신상을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 가해자가 설정한 종속적이고 위계적인 관계와 가해자의 보복에 대한 공포 속에서 피해자는 가해자와 이별하지 못할 것이라는 무력감을 느낀다.” (p.62-63, 《폭주하는 남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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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FDSC페미니스트 디자이너 소셜클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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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련해서 함께 읽으면 좋은 기사로는 무엇이 있나요?
① 〈무엇이 남성의 폭력을 낳고 키우는가〉, 한겨레21 (링크)
《폭주하는 남성성》의 1장을 쓴 추지현 교수와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폭주하는 남성성》을 읽기 전 이 책과 추지현 교수의 글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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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참여자들에게 향하고 있는 구사대 ⓒ이수기업대책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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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기업의 ‘폭주하는 남성성’을 수행하는 구사대〉, 프레시안 (링크)
지난 4월, 울산 현대차 1차 하청기업 이수기업에서 정리해고된 노동자들의 해고 200일 투쟁문화제에서 이른바 '구사대'(회사를 구하기 위하여 모인 집단, 노조 활동을 막기 위해 사용되는 직원, 경비용역 등을 일컫는 말)에 의해 자행된 폭력 사건을 '남성성'의 관점에서 다룬 기사입니다. 구사대의 폭력은 유독 여성으로 보이는 참여자들에게 집중되었습니다. 가슴을 누르는 등의 성추행도 저질렀어요. 기사를 작성한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상임활동가는 여성, 퀴어들의 연대를 막겠다는 의도에서 벌어진 폭력이 "여성혐오와 가부장적 자본주의 사회에서 왜곡된 남성성을 무기삼아 벌어진 폭력"이며, "현대차 경비대들의 왜곡된 남성성을 사용하도록 종용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구사대의 폭력은 '폭주하는 남성성'이 어떻게 기업과 결탁하고 신자유주의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데 동원되는지 보여주는 사건으로, '남성성'의 관점에서 살펴야 할 중요한 사례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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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남성성에 대해 좀 더 이해해보고 싶다면 어떤 책을 읽으면 좋을까요?
'남성학 권위자'라고 불리는 호주의 사회학자 R.W.코넬의 책입니다. 남성성 이론과 현실, 역사를 종합적으로 다룬 이 책은 '남성성'을 연구 분야로 자리잡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한 저작입니다. 이 책은 '페미니즘'의 이론적 토대 위에서 남성성 연구가 어떤 위치에 머물고 있으며, 다양한 남성성을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어떻게 분석할 수 있는지에 관한 고민이 담겨 있어 유용한데요. 남성성/들 간의 '관계'를 분석한 코넬의 논의를 통해 남성성을 고정된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고 위치 지어지는 연속선상에 놓인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남성성을 하나의 대상(자연스런 성격 유형, 평균적 행동, 규범)으로 정의하기보다 남녀가 젠더화된 삶을 살아가는 과정과 관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가능한 간략하게 '남성성'을 정의하면, 남성성은 젠더 관계 속의 장소이자, 그 장소에서 남녀가 관여하는 실천이고, 그런 실천이 육체적 경험, 인격, 문화에서 만들어내는 효과다." (《남성성/들》)
② 《남성성과 젠더》
③ 《남성성의 각본들》
《남성성과 젠더》는 기존의 남성성 개념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한 저작으로, 의료 담론을 통해 '발명'된 남성성, 트랜스남성의 몸과 사회화 과정을 통해 살핀 남성성 등 흥미로운 여섯 편의 글을 담고 있습니다. 《남성성의 각본들》은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한국의 남성성'이라는 키워드를 다양한 대중문화 콘텐츠를 통해 살핍니다. 특히 '헤게모니적 남성성'이라 불리는, 이른바 영웅, 전사로서의 남성성을 콘텐츠가 어떻게 재현하고 있는지 조명함으로써 민족국가의 지배체제를 영속시키기 위한 남성성 각본이 어떻게 지속되어 왔고, 왜 실패할 수 밖에 없는지를 분석합니다. 앞서 소개한 《남성성/들》과 달리 두 권의 책은 한국 지형에 맞춘 남성성 분석이 담겨 있어 지금의 남성성 논의를 이해하기에 좋은 저작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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