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의 여정을 당신과 함께합니다 1. 2020 서울 국제 작가 축제 (11/2~11/8 온라인 진행) 11월 2일부터 '내일을 쓰다 : Writing Tomorrow' 를 표제로 한 2020 서울국제작가축제(SIWF)가 개최됩니다. 여러 다른 언어들을 사용하는 작가들이 참석하는 이번 축제에는, 현실과 환상을 오가며 다양한 사회 문제에 천착하는 소설가 오야마다 히로코, 베트남의 역사가 담긴 『루』,『만』을 집필한 작가 킴 투이 등 걸출한 해외 작가를 비롯하여 심윤경, 정세랑, 백수린, 장류진, 황인숙 등의 한국 작가들도 다수 참여한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축제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라이브 프로그램 중 들불이 주목하고 있는 두 개의 프로그램을 짧게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낮은 포복으로 전진하라> 11.03 (화) 14:00 이다혜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백수린, 킴 투이, 강성은 작가가 모여 경계에 있는 존재로서의 여성의 삶을 과거, 현재, 미래의 관점에서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킴 투이 작가의 『루』는 최근 유튜브 겨울서점에서 소개되기도 했는데요. 정말 아름다운 소설이라 우리 불씨 여러분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어요. <생각할수록 수상한> 11.06 (금) 19:00 인아영의 사회로 진행되는 본 프로그램에서는 장류진과 오야마다 히로코가 익숙한 풍경 속 서늘하고 수상한 장면들을 함께 포착해보는 시간을 가진다고 합니다. 저는 오야마다 히로코의 『구멍』을 마스다 미리의 작품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요. 아직 제대로 읽어보진 못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사회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서술하는 또 다른 여성 작가를 알게 되어 무척 기뻤습니다.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쓴 작가가 한국에서 지금 현재의 노동을 가장 적확하게 말하는 장류진 작가와 만난다는 점에서 모두의 흥미를 자아내는 프로그램인 것 같습니다. 🎙 서울국제작가축제 프로그램 신청하기 (링크) 📕 서울국제작가축제 참가 작가 무료 E-BOOK 읽기 (링크) (덧붙이는 말 : 심윤경 작가님의 장편 『설이』 강추합니다! 위 e-book 페이지에 소설 일부가 실려있으니 꼭 읽어보세요!) 2. 제3회 카라 동물 영화제 (10/29~11/4) 10/29부터 총 7일간 제3회 카라 동물 영화제가 열립니다. '우리는 (인간) 동물이다' 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더 이상 지구의 변화를 외면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되는 우리의 현재를 짚는 다큐들이 많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해요. 팬데믹에 갇힌 우리가 비인간동물들에게 얼마나 유해한지 들춰내는 영화들은 우리에게 '당장 우리가 할 일을 생각해! 그리고 행동해!' 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데요.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 중 제가 주목하고 있는 다큐멘터리는 '도나 해러웨이 : 지구 생존 가이드' 입니다. 다양한 층위의 문제들을 독창적인 시각적 연출로 보여줄 이 다큐는, 여러 문제들에 대한 대안적 질서와 조합을 과학사적 시각과 페미니즘 통찰을 얹어 선보이던 도나 해러웨이가 어느 순간 모습을 감추고, 예언처럼 미래의 전망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강력한 전언처럼 들려 올 그녀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는 어떤 것을 느끼게 될까요? 참, 본 영화제 기간 동안 아래 소개할 호프 자런의 책도 함께 읽어보면 좋을 것 같네요! 🐙 도나 해러웨이 : 지구 생존 가이드 (링크) 📕 해러웨이 선언문 (링크) 3. 이자람 & 김애란 <소소살롱> (11/7) 예술의 전당 아카데미에서 고전 판소리부터 현대문학, 구비문학과 소설을 아우르는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고 합니다. 대화를 이끌어 갈 두 주인공은 인디밴드 '아마도이자람밴드'로 우리에게 친숙한 이자람님과 『비행운』, 『바깥은 여름』 등을 집필한 김애란 작가입니다. 이번 시연에서는 김애란 작가의 원작인 『노크하지 않는 집』을 소리꾼 이자람이 <여보세요>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작창하여 일부 공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평소 두 분의 멋진 예술 단상들이 궁금하셨던 분들에게 좋은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 이자람, <이방인의 노래> 듣기 (링크) 📖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우리 아이들은 자라나고 우리 몸은 시들어가고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들에게 찾아온 죽음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한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버리기 위한 목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느라 시간을 쓰고 있다. 음식물을 쓰레기 매립지에 던져 넣을 때 우리는 그냥 칼로리 덩어리를 던져 넣는 것이 결코 아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던져 없애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풍요에 대한 무자비한 추구에 이끌린 결과, 우리가 공허하고 소모적이고 명백한 빈곤의 한가운데로 향하고 있음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 본문 중 오늘 소개할 작가는
『랩 걸』로 유명한 호프 자런입니다. 호프 자런의 신작인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는 각종 통계에 기반하여 논의가 전개되는 책입니다. 호프 자런의 유년시절 이야기에서 출발하여 '우리의 풍요로움은 어디에서 비롯됐는가'를 에너지 및 자원, 식물, 동물에 대한 다양한 수치들을 통해 설명하며, 이를 토대로 현재의 문제들(풍요로움이 낳은 빈곤함들)을 짚어보는 책인데요. 『랩 걸』을 재밌게 읽은 분들에게 이 책은 다소 건조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문제들을 이 책만큼 단순하고 어렵지 않게 설명해내는 책은 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가장 좋은 점은, 복잡한 수치를 숫자의 나열로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비유로 시각화하여 설명해낸다는 점인데요. 가령 이런 부분들이 그렇습니다. 세인트폴의 30만 주민은 매일 36톤의 대변과 55만 리터의 소변을 만들어낸다. 이런 인간의 배설물 양을 가늠하기 위해 나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익숙한 시각적인 비교법을 이번엔 사용하지 않으려 했는데.. 그럴 수가 없을 것 같다. 이는 매일 열 대의 콘크리트 믹서를 가득 채울 만큼의 대변과 별도의 콘크리트 믹서 100대를 채우기에 충분한 소변이 내 오빠의 골칫거리가 된 세인트폴의 하수구로 쏟아진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p.107) 내용이 다소 더럽긴하지만.. 세인트폴의 주민들이 생성해내는 배설물들의 양이 바로 머릿 속에 그려지지 않나요? 참고로 위 내용은 식품의 재분배 문제를 논하기 위해 설명한 부분인데요. 매일 거의 10억 명이 배를 곯는 동안 또 다른 10억 명은 의도적으로 다른 사람들을 먹일 수 있는 음식을 망쳐버린다고 하니 엄청난 자원과 노동의 낭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망치는 음식을 만들어내기까지의 과정에서 수많은 인력의 노동이 투입되기 때문입니다.) 환경에 대한 수많은 정보와 논의들을 흡수하고 또 실천으로 옮겨내기는 쉽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정보를 흡수하는 과정에서 '이미 지구는 끝났다'는 식의 절망적인 논조의 글들도 여럿 발견하게 될테고.. 이 과정은 우리에게 무력감을 선사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거두게 만듭니다. 게다가 개인의 차원에서 실천이란 더욱 힘들고 막막하게 여겨질테구요. 그럼에도 끊임없이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당신에게, 이 책을 지구변화를 위한 기본서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또 한 번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책을 읽고, 이 질문에 자신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우리는 변화를 선도할 수 있을거예요. 그러니 희망을 잃지 말아요 우리. p.252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수백 년 전 악습을 고치고 과감하게 도전에 부딪치고 무언가를 건설하고 만들어낸 사람들만큼이나 고귀하고 허약하고 결함이 있으며 영리하다. 그들처럼 우리에게도 오직 네 가지 자원만 주어져 있다. 땅, 바다, 하늘, 그리고 우리 서로다. 실패할 가능성을 과대평가하지 않는 것처럼,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될 것이다. >>다음 화에서는 마사 누스바움의 작품 소개가 이어집니다. [작은불씨 북클럽] 💰 착취의 경제 - 성매매 편 * 이미지 : 착취의 경제 - 성매매 편 이미지 11월 작은불씨 북클럽에서는 '착취의 경제'를 주제로
『성매매, 상식의 블랙홀』과 『레이디 크레딧』을 다룹니다. 현재의 N번방은 갑자기 출연한 것이 아닙니다. 고도로 구조화된 성착취의 체계 속에서 탄생한 끔찍한 결과물입니다. 이 구조에 대해 우리 여성들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이 문제는 또 다르게 변형된 형태로 우리에게 절망적인 미래를 선사하게 될 거예요. 우리의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지키기 위한 첫 발걸음이 될 이번 프로그램, 모두가 동참해주세요! 💰 신청 링크 : https://bit.ly/35LdVSC [Brave new world] ⛰ 산들산들 합동등산 후기 * 이미지 : 팀 산들산들 단체 사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Brave New World(브뉴월)의 첫 프로그램인 산들산들이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등산'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여성들이 모여 각자의 운동과 생활방식, 그리고 이들을 대하는 태도들을 꺼내 놓으며 돈독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던 이번 프로그램은 서로에게 뿌듯하고 따뜻한 경험으로 남았다고 하는데요. 브뉴월의 다음 프로그램은 '준비땅'이라는 이름으로 준비중이에요! 독서와 활동으로 여성들을 잇고 작은 성취감을 선사하여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어주는 브뉴월!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 🔥 호스트 지나님의 산들산들 후기 보러가기 (링크) 1. 그냥, 사람 : 한겨레 칼럼으로 독자들에게 큰 깨달음과 성찰할 기회를 주었던 홍은전 작가님의 산문집이 나왔습니다. 노들야학을 그만둔 후 5년간의 기록이 담긴 이 책에는, 문제 그 자체보다는 문제를 겪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는 홍은전 작가님의 사적이고도 공적인 경험과 철학들이 담겨있다고 해요. 이 세상 여러 존재들과 '다르게' 관계 맺길 바라는 분에게 적극 추천합니다. (링크) 2. 못 속에는 못 속이는 이야기 : 서점에서 아무 생각없이 이 책을 집어들었다가 '있습니까, 물론이라고' 라는 시를 발견하고 곧장 구매했습니다. 시집은 종종 갑작스럽게, 그리고 운명적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와 같은 '운명'을 발견하고 싶은 분께 이 시집을 들춰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한 번 들춰보는 것만으로 여러분은 지갑을 열게 될 거예요.. 장담합니다.. (링크) 3. 성차별주의는 전쟁을 불러온다 : 정희진의 기획으로 진행되는 시리즈 '메두사의 시선'의 첫 책인 이 책은, 페미니즘과 평화 운동의 연결고리를 발견하고 동시대의 시각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페미니스트 평화 연구의 시작을 알린다고 합니다. 평소 정희진의 글과 기획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링크) 이번 주 들불레터, 어떠셨나요? 후원 계좌: 카카오뱅크 7979-23-45945 (노혜지) instagram @fieldfire.kr e-mail contact@fieldfire.kr 수신거부 Unsubscrib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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