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불의 여정을 당신과 함께합니다 💌 매 월 30일, 여성 작가의 신간을 소개합니다 💌 오늘 들불이 소개할 신간은 최은미 작가의 「눈으로 만든 사람」 입니다. 나는 그때와 같은 곳에서 같은 것들을 먹으며 살고 있지만 동시에 그때와 같지 않은 곳으로 이동해와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듣고 싶지 않던 곳에서 듣고 싶어진 곳으로, 울고 있던 곳에서 말을 하고 싶어진 곳으로, 다른 시선으로 나를 말하던 곳에서 내 목소리로 나를 말하게 된 곳으로. 나는 「눈으로 만든 사람」 을 쓰던 때의 나를 여전히 좀 미워하고 있지만, 이 책에 묶인 소설들이 대부분 그날 저녁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싶다. / '작가의 말' 에서 「눈으로 만든 사람」 은 「목련정전」, 「아홉번째 파도」, 「어제는 봄」 등을 집필한 최은미 작가의 작품 총 9편이 실린 소설집입니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 중 세 작품, 「눈으로 만든 사람」, 「나와 내담자」, 「내게 내가 나일 그때」 는 어린 시절 겪었던 친족 성폭력 이후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때때로 사건의 한 가운데로 소환되는 피해자의 기억과 상처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세 작품에는 성폭력 피해로 인한 고통을 윤리적이고 적절한 방식으로 서술하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역력하게 드러나있습니다. 특히 이 중 제가 잇달아 여러 번 읽었던 작품은 「나와 내담자」 였어요. 이 작품은 성폭력 피해를 진술하는 자기 고백적 성격의 소설들이 가지는 한계(노골적인 성적묘사나 피해자의 무력감을 강조하는 방식, 가해자의 이야기를 서술하는 불필요한 문장들)를 지우고 상담자의 입장에서 내담자를 관찰하는 서술 방식을 차용합니다. 모래치료실에 들어선 내담자 강수영은 첫 회기 때 조금은 미심쩍어하는 얼굴로 마지못해 모래 상자 안에 집(피규어)을 가져다두는데요. 10회기까지 이어지는 치료에서 강수영은 모래 상자에 조금씩, 자신을 설명하는 단서들을 가져다둡니다. 그러다 아홉번째 상자를 만들던 날, 딸아이의 이야기를 하던 내담자는 말합니다. 모래 상자 안에 갖다 둔 오래된 집을 보면서, 초여름에 담 앞에서 반팔 원피스를 입고 선 이마가 예쁜 여자아이를 보게 될까봐 위성 맵에 옛집의 주소를 찍어보지 못했다고요. 그 여자아이는 누구일까요? 이 이야기를 하기 전 강수영은 왜 자신의 딸을 떠올렸을까요. 우리는 왜 그 상처와 고통들이 대물림될 지도 모른다는 공포에서 자유롭지 못할까요? 우리는 왜 우리 세대에서 그 일들이 끝나게 될 거라 쉽게 상상하지 못하는 걸까요. "분명한 것은 가족들은 모두가 이전의 상태에 있고 유정 혼자 이후의 상태로 와 있다는 것이었다. 그 글을 쓴 뒤 유정은 더이상 이전처럼 그러려니가 되지 않았다." - 내게 내가 나일 그때 "유정은 자신이 무언가를 잘못하지 않았다는 건 납득할 수 있었지만 자신이 잘못된 존재가 아니라는 건 여전히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 죄책감은 가까스로 넘어설 수 있어도 수치심은 아직도 거대한 벽이었다." - 내게 내가 나일 그때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지 않고 사는 것. 강수영이 그걸 얼마나 원하는지 안다.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을 보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강수영에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도 안다. 한번도 만지지 못하던 것들을 자신의 상자 안으로 가져오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를 나는 알고 있다." - 나와 내담자 구구 읽고 씀. 책 어디서 읽어요? 2화 「새의 선물」 노란 햇빛을 느껴요. 공원에서 돗자리를 깔고 소설을 읽어볼까요? 요즘같이 볕 좋은 날, 독서를 즐겨보아요. 공원에서는 은희경의 새의 선물을 읽어보아요. 새의 선물은 해학적인
문체로 술술 읽히는 작품이에요. 어린 여자아이의 날카로운 시선을 엿볼 수 있어요. 주말 낮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실 수 있을거에요. 저와 함께 일부를
읽어볼까요?
내가 왜 일찍부터
삶의 이면을 보기 시작했는가.
그것은 내
삶이 시작부터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삶이란 것을 의식할 만큼 성장하자 나는
당황했다. 내가 딛고 선 출발선은 아주 불리한 위치였다. 더구나
그 호의적이지 않은 삶은 내가 빨리 존재의 불리함을 깨닫고 거기에 대비해주기를 흥미롭게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어차피 호의적이지 않은 내 삶에 집착하면 할수록 상처의 내압을 견디지 못하리란 것을 알았다. 아마 그때부터
내 삶을 거리 밖에 두고 미심쩍은 눈으로 그 이면을 엿보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나는 삶의 비밀에
빨리 다가가게 되었다. 버섯 읽고 씀 👻 버섯 : 종이와 활자를 먹고 살아요. 폭신한 이불과 벽 사이에서 종종 발견됩니다. 지금! 그대들의 이불에 있을 수도… 🍋 이미지를 클릭하면 프로그램 상세 소개 및 신청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 유자교실은 현재 절찬 모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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