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들불레터 발행인 구구입니다. 이번 들불레터는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오월의봄 출판사의 마케터 신연경 님과 함께 5·18 특집호로 기획·발행하게 되었어요. 〈들불레터〉 특집호에서는 오월의봄의 신간 《오월의 정치사회학》을 소개하고, 이와 관련된 키워드 세 가지(여성, 텍스트, 트라우마)에 맞는 큐레이션을, 〈오!레터〉 특집호에서는 5·18을 인권과 집단트라우마의 관점에서 연구한 기록을 담은 《5·18 다시 쓰기》와 키워드(문학, 기억, 트라우마)를 다룬 도서들을 소개하였습니다.
의미 있는 오월운동의 역사를 출판사와의 첫 콜라보 특집호를 통해 소개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또, 평소 애정하던 출판사인 오월의봄의 도서를 연경님의 소개로 만나볼 수 있어 즐거웠어요. 이번 5·18 특집호를 통해 들불레터 구독자 분들의 마음에 단단하고 선명한 기억의 비석이 세워지길 바라며, 지금부터 함께 연경님의 큐레이션을 따라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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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불 X 오월의봄 : 5·18 특집 레터
▪️ 들불 구구가 참여한 <오!레터> (바로 읽기)
- 『5·18 다시 쓰기』, 경상국립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 기획 - 키워드 1. 문학 : 『레가토』, 『남은 자들의 말』
- 키워드 2. 기억 : 『기억 서사』,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 키워드 3. 트라우마 : 『생존자 카페』
▪️ 오월의봄 마케터가 참여한 <들불레터>
- 『오월의 정치사회학』, 곽송연 지음 - 키워드 1. 광주, 여성 : 『광주, 여성』,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 키워드 2. 광주, 텍스트 : 『무한텍스트로서의 5·18』
- 키워드 3. 트라우마 : 『트라우마』
🎁 5·18 특집 레터 감상평 이벤트!
들불과 오월의봄에서 발행된 5·18 특집 레터의 감상평을 개인 SNS에 남기신 후, 레터 하단의 이벤트 참여 페이지에 해당 SNS 게시글의 링크를 남겨주시면 추첨을 통해 총 다섯 분께 『5·18 다시 쓰기』와 책갈피(랜덤)를 보내 드립니다.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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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특집호를 시작하기에 앞서, 현재 들불에서 모집 중인 5월의 프로그램들을 소개합니다. 시, 소설, 과학자의 생애를 다룬 에세이 등 다양한 장르의 도서들을 함께 읽는 북클럽을 준비 중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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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해와 이해 사이 : 문보영 시인 편
독자와 시인, 문학평론가가 한 자리에서 '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 <오해와 이해 사이> 신청을 받고 있어요. 올해 <오해와 이해 사이>를 통해 총 4권의 시집, 4명의 시인을 만나게 될텐데요. 첫번째 프로그램에서는 '문보영' 시인을 모시고 최가은 문학평론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눕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신청이 가능하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 프로그램 일시 * 온라인 : 5/20(토) 오후 7시 * 오프라인 : 5/27(토) 오후 7시 - 함께 읽을 책 : <배틀그라운드>, 문보영
- 초대 작가 : 문보영 시인
- 진행 : 최가은 문학평론가
- 참가비 : 5,000원 |
▪️ 초대 작가 : 문보영 시인
2016년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책기둥』 『배틀그라운드』, 소설집 『하품의 언덕』, 산문집 『준최선의 롱런』 『불안해서 오늘도 버렸습니다』 『일기시대』를 펴냈다. (사진 : 작가 제공)
▪️ 진행 : 최가은 문학평론가
여성과 언어의 관계를 탐구하며, 시를 공부합니다. 리뷰레터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 아래 링크를 통해 최가은 문학평론가가 쓴 〈문보영론〉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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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가토》, 《소년이 온다》 북클럽
권여선 작가의 《레가토》,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고 계속적 사건으로서의 5·18이라는 사건을 살피고, 문학의 재현(불)가능성과 증언(불)가능성에 대해 논해봅니다. 또, 살아남은 자들의 수치심과 죄책감, 트라우마 등을 다른 증언문학과 함께 살펴 봅니다.
"2009년 1월 새벽, 용산에서 망루가 불타는 영상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불쑥 중얼거렸던 것을 기억한다. 저건 광주잖아. 그러니까 광주는 고립된 것, 힘으로 짓밟힌 것, 훼손된 것, 훼손되지 말았어야 했던 것의 다른 이름이었다. 피폭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가 수없이 되태어나 살해되었다. 덧나고 폭발하며 피투성이로 재건되었다." (《소년이 온다》, 207쪽)
- 프로그램 일시 : 5/26(금) 오후 7:30
- 프로그램 방식 : 온라인 - 함께 읽을 책 : 《레가토》, 《소년이 온다》 |
▪️ 《유인원과의 산책》 북클럽
최근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규명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출판계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관련 도서들이 쏟아져나오고 있고요. 들불에서는 그 중에서도 인간이 동물의 삶에 침입하여 그들을 길들이는 방식이 아닌, 동물의 주도 하에 신뢰를 나누는 방식으로 관계를 맺은 세 여성 과학자의 이야기를 함께 읽고자 합니다.
"제인은 ‘제인 봉우리‘에서, 다이앤은 텐트에서, 비루테는 오랑우탄이 꼭대기에 보금자리를 튼 나무 아래에 해먹을 치고서. 그들은 매일 동물 세계로 성지순례를 떠났다. 조사나 기록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들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과하나되기 위해서. 표명된 것이었든, 무의식적인 것이었든 끝까지 고수한 것이었든, 중도에 포기한 것이었든 그 여성들은 모두 자신의 동물과 하나되기를 끈질기게 소망했다." (《유인원과의 산책》, 406쪽)
- 프로그램 일시 : 5/30(화) 오후 7:30
- 프로그램 방식 : 온라인 - 함께 읽을 책 : 《유인원과의 산책》
- 도서는 돌고래 출판사에서 보내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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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의봄 출판사 마케터 신연경 님 :
안녕하세요! 오월의봄 출판사에서 책을 소개하고 알리는 마케터 신연경입니다. 메일함에서 기쁘게 열어보던 〈들불레터〉에 글을 싣게 되고, 이렇게 여러분께 인사를 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반가워요. 오늘은 5·18 민주화운동 4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5월이 다가오면 ‘5월이 다가오는구나’, 5월을 마주하면 ‘5월이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돼요. 그리고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들이 5·18과 유사한 국가폭력 혹은 사회적 참사의 모습으로 다가올 때면 다시금 5월을 생각하게 됩니다.
9일간 이어졌던 광주 민주화 운동은 막을 내렸지만 광주 시민이 뿌린 자유의 씨앗은 한반도 각 지역으로 날아가 심겼습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가 어디에서 왔는지 아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역사는 기억하지 않으면 반복된다는 것을 또다시 역사를 통한 경험으로 알고 있으니까요. 기억은 다양한 실천에 의해 정치성을 가지는 만큼 5월에는 읽기를 통해 그날을 잊지 않고 함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의 오늘 여러분께 아래의 책들을 소개해 드려요. 그럼, 오늘의 〈들불레터〉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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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송연 지음
세계적으로 자유민주주의의 위기 담론은 형성되어온 지 오래되었습니다. 민주화는 하루 아침에 자연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는 현시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고요. 여전히 무언가를 쟁취하기 위해 많은 사람이 함께 싸우고 있습니다. 한국의 민중들 역시 폭력적인 국가권력에 대항해 기본적 권리 및 존엄을 획득하려는 지난하고 혹독한 싸움 속에 있던 역사가 많기에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국가폭력으로 희생당한 많은 사람의 고통이 한국 현대사에 새겨져 있습니다.
《오월의 정치사회학》에는 이러한 국가폭력 및 양민학살 사건인 5·18 연구 중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 연구가 수록되어 있어요. 그간 피해자 중심으로 지속되었던 연구에서 그 무게중심을 가해자로 옮긴 첫 연구예요. 이는 국가가 저지른 여타의 폭력과 정치적 학살 사건인 5·18을 구분해 분석하면서 5·18 연구사의 대표적 공백인 가해자에 대한 논의로 무게중심을 이전시키는 것을 뜻합니다.
왜 가해자 연구일까요? 5·18은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죠. 학살, 폭동, 사태, 항쟁, 의거, 민주화운동, 혁명··· 언어는 인식의 측면에서 아주 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이름을 아주 신중하게 택하기도 합니다. 5·18이 학살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유는 이런 분명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에요. ‘교복을 입은 까까머리 학생도, 네 살배기 아이도, 만삭의 임산부도 대검에 찔리고 총탄에 스러져 길바닥에 나뒹굴었다.’ 이러한 장면을 목격하거나 들었던 당시 광주 사람들은 가장 먼저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왜 도대체 국민의 군대가 저런 잔혹한 짓을 하는 거야?” 이처럼 책은 크게 네 가지로 제시된 질문에 대한 답을 분석해 나갑니다.
① 그들은 어떻게 학살의 가해자가 되었는가? ② 그때 왜 다른 지역 대중들은 침묵했나? ③ 학살 그 후, 진실은 어떻게 가려졌는가? ④ 도대체 학살은 왜 일어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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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첫 번째 질문에 지도자·고위간부와 정규군 등 가해자의 지위에 따라 학살에 참여한 동인과 행동양식을 구분해 설명합니다. “지도자·고위간부는 학살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당하다’고 확고하게 믿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들은 그 믿음에 따라 주저 없이 행동하는 부류다.”라는 부분에서도 알 수 있듯 지도자·고위간부가 학살을 계획하고 명령하는 이유는 이데올로기나 신념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었어요. 당시 한국의 가해자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책은 이승만 정부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가장 강력한 국가 이데올로기는 ‘반공’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4·3사건, 여순사건, 보도연맹원 학살 사건 등이 이어졌고요. 이 ‘학살의 경험’이 전두환과 신군부에게까지 이어지는데, 박정희의 사망 이후 민주화의 열망이 높아진 상황이었던 당시, 이를 억압하기 위해 전두환과 신군부는 12·12와 5·17에 이르는 다단계 쿠데타를 기획하고 실행하게 돼요. 따라서 광주항쟁의 주요 의제였던 ‘민주화 요구’를 반호남주의와 반공주의를 결합한 이데올로기를 동원해 ‘반영남적 태도’로 왜곡하며 이들을 국가혼란과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불순자의 폭동으로 간주하고 몰아가 버리죠. 이렇게 신군부는 자신에게 반대하는 개인이나 집단을 탄압하기 위한 근거를 국가라는 이름 하에 마련하고, 시위 군중이 ‘폭도’여야 희생이 정당할 수 있었기에 그들을 낙인찍고 학살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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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명령체계에 따라 복종한 사람들인 정규군이 학살에 가담하는 경우는 명령체계에 따른 복종, 이데올로기 주입 효과, 동료 집단의 압력과 집단의 순응성, 이전의 제노사이드 경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론됩니다. 당시 광주 지역에 투입된 군은 특전단이었는데, 혈육과도 같은 끈끈한 인간관계로 엮여 있던 특전단은 ‘명령체계에 대한 복종’이 수월하게 진행되는 집단이었습니다. 저 역시 궁금했기 때문에 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보았던 부분은 ‘이들은 계엄군이었으므로 가해자이기만 한가? 아니면 이들도 어쩔 수 없이 명령을 수행한 국가폭력의 희생자일까?’였습니다. 저자는 이렇게 이중적 지위에 있는 이들에게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며, 개별 사안의 정도와 성격에 따라 처벌 수위를 조정하거나 면제할 것인지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이어갑니다.
‘다른 지역의 침묵’ 역시 기존 5·18 연구에서 논의되지 않았던 부분인데요. 저자는 우선 학살이 대중의 지지가 반드시 있어야 가능하다는 이론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며, 오히려 대중의 무관심과 엘리트의 침묵이 학살에 더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말합니다. 여느 학살의 상황 속에서 여론을 조장하거나 속이기 위해 사용되는 방식인 ‘거짓 정보의 전파와 선전’은 광주에서도 나타났고, ‘부인denial’과 ‘지역감정 이용’의 형태로써 시민들을 만들어진 침묵이라는 틀 속에 가두어 버립니다.
곧 국가에 대한 성찰이기도 한 ‘당시 지배 권력의 통치 양식과 사회구조에 주목해 우리의 민주주의를 잠식하고 있는 반인권 행위에 대한 부정의 기원’이 어디인지 추적하는 방식은 “학살 후 그 진실은 어떻게 가려졌는가?”에 대한 답이 되어줍니다. 기원을 추적하는 방식이야말로 재현되는 폭력을 막는 근본적이고, 정직한 방법이기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어 5·18을 정치적 학살로 규정하는 저자는 정치적 학살 이론의 주요 가설을 체계적으로 검증하고, 미얀마·시리아 등 세계 곳곳에서 계속 재현되는 제노사이드를 막기 위한 제도적·정치사회적 노력을 점검하며 논의를 끌어갑니다. 이는 끝나지 않는 학살을 직면하기 위한 시도이며, ‘대립과 배제, 반대 세력을 제거하는 풍토’로부터 나아가기 위한 걸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책을 펴내며〉에 실린 저자의 말로 마무리를 갈음하려 합니다.
“이를테면 이 글은 ‘어떤 죽음에 관한 보고서’이다. 그러나 그 죽음이 어떻게 남은 자들의 삶 속에서 재인식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국가의 기억은 억압된 그리고 저항하는 개인의 기억을 비추는 거울이기도 하다. 또 수용소 정치, 그리고 ‘감시와 처벌’이 잇따른 총체적 권력의 횡포는 질식된 시민으로서의 자유를 애도하는 근거가 된다. 폭력의 그늘은 평화의 빛으로 더욱 밝게 반사되고, 이성을 회복하라는 국가의 경고는 내 이웃들의 희생에 기꺼이 공감하는 감성에 무력해진다. 이처럼 이 책은 시간과 공간, 기억과 망각, 국가와 개인, 삶과 죽음, 추앙과 비방, 권위주의와 민주주의의 느슨한 얼개들로 짜였다. 독자들의 ‘두텁게 읽기’를 통해 이 글이 더 풍부한 논쟁의 지점을 확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ㅡ 《오월의 정치사회학》, 10~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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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기획, 이정우 편집 (후마니타스)
5·18 속에서 직접 경험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여성들의 생애사를 담은 구술집입니다. ‘사건을 살아간다’라는 말처럼 변화나 고통, 삶은 언제나 사건 후後의 일이기에 80년 5월 이후 그들의 전 생애를 담고 있어요. 사건이 남긴 상흔은 필연적으로 존재하지만, 그들의 자긍심 역시 짙게 새겨진 책입니다. 흔히 항쟁, 운동 등은 언제나 남성중심적이라는 생각의 오류를 범하기 쉬운데, 간호사·시장 상인·여공·노동운동가 등 당시 5·18 현장에서 중요하고 다양한 역할을 맡았던 여러 계층의 여성들의 구술로 채워져 있어요. 이는 주변화된 인물들을 중심부로 호명하기 위한 시도로 읽을 수 있습니다.
역사 구성에 참여한 남성들의 서사에는 주로 공식적인 서술을 통해 자의식을 드러내지만, 여성들의 구술은 주로 자기-주변 서사로 드러나는데요. 사건의 정동을 드러내는 방식의 차이에서 디테일하게 알 수 있는 당시의 감정들이 잘 느껴지는 책입니다. 평범했던 일상에서 자신과 자신 주변의 사람들을 능동적이고 질기고 악착스러운 방식으로 지켜가며 일상이 변화한 사람들의 이야기, 파괴된 일상 속에서도 자부를 잃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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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 지음 (창비)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줄곧 서사의 중심부로 끌어들여 세상에 내보였던 공선옥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많으나 들어주는 사람 없어 혼자 울어야 했던 광주에 바친다”라는 말과 함께 쓴 장편 소설입니다. 1970년대 시골마을, 투전판에서 돈과 일자리를 잃은 아버지는 주인공 정애에게 언어장애를 가진 엄마와 동생들을 맡기고 외지로 돈을 벌러 떠나며 이야기가 시작돼요. 이웃에게 강간당한 동생이 죽고, 쌍둥이를 출산하던 엄마마저 세상을 떠난 뒤 이웃들은 정애에게 푼돈을 쥐여주며 광주로 올라가 장사를 하라고 떠밉니다. 이후 1980년대 광주, 정애와 그의 가장 친한 친구인 묘자의 삶의 전경이 펼쳐집니다.
하나의 사건에서 모두가 같은 경험을 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배제되고 차별당해온 역사를 가진 소수자들이라면 더욱 다층적인 폭력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피해자 여성이 그 굴레에 갇혀 영원히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애가 누군가에게 들리는 노래로 남듯이 고통 너머의 삶이 도래하도록 만드는 인물들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 소설은 국가폭력이 자행되는 순간들을 텍스트가 가질 수 있는 힘으로써 더욱 잔인하게 묘사하지 않고도 그저 삶의 모습으로 독자들이 체화할 수 있게 하며, 소설 속 인물들이 폭력 안에서 광기와 한숨과 외로움으로 점철되는 순간들을 그저 삶으로 포착할 수 있게 합니다. 사건과 사건 이후, 삶의 고통을 여실히 전달하면서 그것을 연출할 수 있는 문학만의 방식에 충실히 응하며 쓰인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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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중·이광호 엮음 (문학과지성사)
2020년 5·18 40주기를 맞아 그간 5·18과 관련해 세상에 나온 유의미한 비평·연구 논문 등 19편을 묶어 출간된 책입니다. 분량이 상당한 책이라 제목처럼 ‘무한텍스트’로 느껴지는 이 책을 요약할 엄두가 잘 나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이 책이 5·18의 진실을 성찰하려는 시도를 무수히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논문뿐만 아니라 문학작품·영상 작품에 대한 비평·그림 등 여러 작품이 교호하는 장이 꾸려져 있어 다양한 측면과 시선으로 5·18을 분석한 내용을 살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에요. 폭력 사건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찾아오는 것은 혼란이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원한뿐이라는 접근에서 벗어나 다양한 시각으로 뜯어볼 수 있는 텍스트를 읽고 싶은 분들은 이 책을 접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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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루이스 허먼 지음, 최현정 옮김 (사람의집)
“대중들은 무시무시한 사건들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주기적으로 알게 되지만 그 앎이 오래가는 일은 드물다. 부정, 억압, 해리는 개인의 내적 수준에서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수준에서도 작동한다.”(12)
《트라우마》는 외상을 경험한 사람들처럼 우리는 현재와 미래를 회복하기 위하여 과거를 알아야 하며, 심리적 외상을 이해하는 일은 역사를 재발견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근친 성폭력의 이해와 치료에 초점을 맞춘 연구 및 교육에 공헌하고 있는 정신과 의사 주디스 루이스 허먼은 가정폭력과 정체적 테러의 메커니즘은 어느 곳에서나 동일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짚어내요. 정치적이든 사회적이든 더 권력의 위치에 서 있는 사람이나 집단이 자행하는 폭력을 종결짓기 위해서는 정치적이고 공적인 행위가 절대적으로 개입되어야 한다고요. 여러 폭력의 피해 생존자들의 공통 감각과 경험을 다루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지속시키는 기제를 밝히는 책으로, 생존자의 심리 이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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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8 특집 레터 감상평 이벤트!
▪️ 참여 방법
1. 들불레터 발행인이 쓴 <오!레터>와 오월의봄 마케터가 쓴 <들불레터> 특집호를 읽는다.
2. 그 중 하나를 골라(혹은 두 개 모두) 개인 SNS에 감상평을 남긴다. (레터 본문을 캡쳐하여 함께 올려주시면 당첨 확률이 높아집니다!)
3. 감상평을 남긴 게시글의 링크를 아래 응모 페이지에 남긴다.
▪️ 당첨자 다섯 분께는 『5·18 다시 쓰기』와 들불 운영자가 아끼는 책갈피(랜덤)를 보내 드립니다.
▪️ 이벤트 참여 기간 : 5/18(목) ~ 5/24(수)
▪️ 당첨자 발표 : 5/25(목) (당첨자에 한해 개별 연락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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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불레터 지난화 다시 보기
💌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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