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의 저자 김규진 씨의 임신 소식이 전해지자 SNS에서는 축하를 전하는 목소리와 함께 정상성을 욕망하는 소수자의 이야기, 계급이나 가족주의에 대한 비판적 담론 등 다양한 논의가 오갔는데요. 들불레터에서는 총 2회에 걸쳐 다양한 형태의 가족 이야기와 가족주의를 비판하는 도서 몇 권을 소개하며 위 논의를 이어가보고자 합니다.
👆 들불의 PICK!
- 《오늘의 세리머니》, 조우리
- 《같이 산 지 십 년》, 천쉐
👀 (광고) 들불이 만난 이야기 (+도서 증정 이벤트)
- 《우리가 살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들》, 오브리 고든
- 《페미니즘과 지리학》, 질리언 로즈
-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조한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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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불에서 한국 소설과 외국문학을 함께 읽는 릴레이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7월에는 《각각의 계절》, 《이중 작가 초롱》, 《젊은 근희의 행진》과 《목욕탕》, 《불안의 변이》를 함께 읽습니다.
- 《일할 자격》의 저자 희정 님과 함께 하는 읽고 쓰기 워크숍과 《걸리 드링크》를 읽고 맥주를 함께 마시는 <여자답게 마시는 시간> 북클럽, 아직 모집 중입니다! 두 프로그램 모두 도서를 제공해드려요 💝
- 내 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 <버디바디>가 5기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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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리 지음
"본인의 부주의로 2022년 3월부터 8월까지 총 101건의 행정 사무를 잘못 처리한 일이 있습니까?" "아니오. 저는 저의 판단으로 여성과 여성의 혼인신고 101건을 접수하고 기록, 승인했습니다. 부주의가 아니었고,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p.227)
4월 26일은 레즈비언 가시화의 날이었습니다. 어떤 레즈비언 커플은 레즈비언 가시화의 날에 시스템에 저항하는 차원에서 혼인신고서를 접수한다고 해요. 한국에서는 동성 간의 혼인신고가 접수만 되고 수리는 되지 않아, 혼인신고를 한 레즈비언 커플은 불수리 통지서를 받게 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이들이 혼인신고서를 접수하는 이유는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의 존재를 나타내고, 기록을 남기고, 이들이 가진 소망과 가능성을 스스로 확인하기 위함일 것입니다.
소설 속 '여자를 사랑하는 여자' 도선미는 자신의 정체성을 뒤늦게 인지하지만, 그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두려워합니다.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선미는 입소문을 걱정하며 자신을 숨기고 살기를 결심했으나, 직장 동료로 이가경을 만나면서 그 결심을 바꾸게 됩니다. 이가경은 레즈비언이자 자신의 고모인 이순영이 혼인신고서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선미에게 도움을 청하고, 선미는 이런 가경을 돕게 되면서 스스로에 대해 이해해 갑니다.
선미는 사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하지만 여자를 사랑하는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느라 사랑하는 그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워했고, 그 사랑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가경을 도와 두 여성의 혼인증명서를 만들면서 선미는 자신이 원했던 것을 깨닫습니다. 선미가 자신도 모르게 원해왔던 것은 단지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 그 마음을 언어라는 체계로, 제도라는 형식으로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정말로 무슨 수를 써서도 해낼 수 없는 것인지 직접 시도해 봅니다.
"그저 사랑한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사랑은 이미 도선미의 상태이자 현상이었고, 도선미가 채은경에게 전하고 싶은 건 그로 인한 의지와 행동이었다. 너를 사랑해서 너와 살아가고 싶다는 말을 가장 단순하고 정확하게 전하고 싶었다." (p.241)
소설을 읽다 보면 선미와 가경이 혼인신고서를 발급해 준 101쌍의 레즈비언 커플 이야기가 짤막하게 나오는데요. 모두가 결혼에 대해 느끼고 행동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누군가에겐 정상 가족으로 내딛는 걸음인 '혼인신고'가 이들에게는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지는 거죠. 선미의 경우에는 ‘혼인신고’를 통해 스스로의 소망과 가능성을 깨달았습니다.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면서도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말로 내뱉기 전엔 알지 못했던 도선미처럼, 나도 이 소설을 끝까지 쓰고 나서야 나가 무엇을 쓰고 싶었는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p.250-251
레즈비언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는 ‘허용되지 않았던 것이 정말 불가능한 것인지’ 생각해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 시간이 필요할 때 우리는 읽거나 써야 하겠지요. 다른 이가 꿈을 이루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꿈을 발견한 선미처럼, 조우리 작가의 꿈에서부터 우리의 꿈에 대해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윤선 읽고 씀
🔍 윤선 : 여성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 만나고, '우리'와 맞닿는 지점을 찾아 들불레터에 소개합니다. 미술계에서 주로 활동하며 책을 만들고 미술에 대한 글을 씁니다. 아트북 <[ o o o ]>을 제작하고, 《교-차-점 交叉點》을 공동 기획했습니다. (https://brunch.co.kr/@yunsu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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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천쉐 지음, 채안나 옮김 (글항아리)
『오늘의 세리머니』 책은 전개되는 스토리가 있다 보니 레즈비언의 일상 속 구체적인 이야기를 많이 담지는 못해서 아쉬우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레즈비언 부부의 평범한 사랑 이야기와 특수한 결혼 이야기를 읽고 싶으시다면 천쉐의 에세이를 함께 추천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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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우리가 살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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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들』
오브리 고든 지음, 장한라 옮김 (동녘)
얼마 전 한국에서도 자신의 몸을 긍정하자는 '바디 포지티브' 운동 붐이 일었습니다. 이 운동은 1960년대 흑인 퀴어 공동체가 주도한 Fat Acceptance Movement에서 출발한 것으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여성의 몸에 가해지는 사회구조적인 억압은 그대로 둔 채 개인이 몸에 대해 갖는 태도의 변화를 우선 요청한다는 점에서 아쉬운 지점이 많은 운동이지만, 한편으로 개별 신체의 고유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죠.
한편, 바디 포지티브 운동은 여성이 긍정할 수 있는 신체 사이즈가 여전히 사회가 규정하는 '보기 좋은'(또는 '통통한', '덜 뚱뚱한', '작은 플러스 사이즈의', '살만 몇 키로 빼면 예쁠') 몸에 제한되어 있으며 '긍정'이라는 단어 아래 숨겨진 보이지 않는 몸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 다른 정체성과 마찬가지로 신체 사이즈 역시 스펙트럼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여러 논의를 촉발시켰습니다.
오늘 소개할 《우리가 살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들》은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 상에서 읽어보면 좋은 책입니다. 이 책은 미국의 건강·다이어트 산업의 이면을 조명하고, 뚱뚱한 사람을 차별하는 미국 주류 문화에 관한 비판적 논의를 이끌어 낸 팟캐스트 〈유지 단계(Maintenance Phase)〉를 진행해 온 작가이자 활동가인 오브리 고든의 책으로, "광범위한 배제의 경험으로 묶여 있는"(p.24) 뚱뚱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이들을 거부하는 문화적 태도와 사회 시스템을 파헤치는 작품인데요.
오늘 <들불이 만난 이야기>에서는 이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두 가지 키워드를 소개하고, 신체 사이즈와 상관 없이 모두가 존엄성을 누리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생각해보면 좋을 지점들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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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장소에서 내 공간에 대한 권리를 부정하기 위해, 허리를 수그리려 하면서, 사실은 어디에서나 눈에 띄는 거구인 이 몸을 어떻게든 보이지 않게 하려 한다. 공유하는 팔걸이에 대한 권리를 부정한다. 감히 어떻게 그런 폐를 끼친단 말인가? 나 같은 몸에는 부적절하다고 여겨지는 특정 장소에 가기를 거부한다." - 벨 훅스, 《헝거》
"그 남자는 자리에 앉고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좌석 팔걸이를 조정하며 그 팔걸이는 자기 것이라는 단호한 뜻을 드러냈다.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다. 비어 있는 공간이란 어디든지 날씬한 사람들의 차지라는 사실을 나는 오래전부터 익혔으니까." - p.35, 《우리가 살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들》
최근 SNS에서 일본 드라마 〈육휴형사〉* 7화의 클립이 사이다 영상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 승객이 유모차와 함께 버스에 탄 여성에게 좁은 곳에서 자리 차지하지 말고 당장 내리라고 소리 칩니다. 이 때 여성은 "이 유모차의 길이는 75cm이고, 성인 남성은 서 있는 것만으로도 어깨너비가 45cm이며 다리를 조금 벌리면 75cm가 된다"고 반박하며 성인은 그냥 있어도 유모차와 비슷한 너비를 차지한다고 말하죠. 이후 또 다른 승객인 아이들이 자를 들고 와 아저씨의 발끝 총 길이가 83cm라고 이야기하며 쐐기를 박고요.
이 영상은 유모차를 끌고 아이와 대중교통에 동승한 여성에게 노골적인 혐오감을 드러내는 사회 인식을 고발하는 내용이지만, 한편으로 '공간'과 관련한 질문을 떠오르게 만듭니다. 위 영상의 논리대로라면, 성인의 표준 사이즈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 그러니까 75cm 이상의 몸집을 가졌거나 휠체어를 탄 사람은 대중교통에서 1인 1좌석이라는 '정당한' 규범에 부합하지 않게 되는 것일까요? 한 사람이 마땅히 차지해야 할 공간을 cm라는 단위로 측정한 '표준' 규격에 맞추기 시작할 때, 우리는 어떤 존재들을 배제하게 될까요?
지난 해 미국에서는 항공기 좌석 크기를 늘리는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2016년을 기준으로 미국 성인 39.8퍼센트의 BMI는 비만으로 간주되었"지만, "최근 10년간 비행기 좌석의 평균 너비는 약 47cm에서 43cm 정도로 줄어들었고, 좌석 간 평균 거리 역시 약 89cm에서 79cm 정도로 줄어들었"는데요. (p.40, 42 《우리가 살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들》)* 이에 대해 소비자 단체와 보건전문가 등이 좌석 크기 기준을 제정하라고 요구하고 나서자 미국 연방항공청(FAA)이 검토에 나선 것이죠.
《우리가 살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들》의 저자 오브리 고든은 항공기 좌석 크기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면서 좌석 크기로 인해 자신이 겪어야 했던 비행기 내에서의 모욕적인 일화(한 승객이 자신의 옆자리에 앉는 것을 거부하고 다른 자리로 옮겨달라고 항의한 사건)를 소개하며 "물리적 세계는 나 같은 몸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지지 않았다."(p.39)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친구에게 전한 에피소드를 덧붙여요. 친구는 내가 뚱뚱해서 그런 거라고 자조하는 저자에게 "넌 뚱뚱하지 않아. 넌 예쁘다고."(p.66)라고 대꾸한 뒤 왜 가운데 좌석을 구입했는지, 왜 그 승객의 화를 돋구었는지 물은 다음 이렇게 말합니다. "그게 그렇게 싫다면, 그냥 몸무게를 줄여야 할 것 같은데."(p.66)
'정상성'이라는 테두리 안에는 그 무엇보다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일을 더 중요하게, 또 당연하게 여기는 '매끈한/늘씬한/탄탄한 몸'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권리를 보장 받는 일보다 본인이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문제에 대해 나의 책임은 아닌지 끊임없이 자문하고 자신의 몸을 일종의 원죄로 여기며 점차 세상 밖으로 밀려나는 일을 강요 받는 '뚱뚱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책은 모든 문제의 책임을 너무나 편리한 방식으로 뚱뚱한 사람들에게 떠밀기보다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보자고 제안합니다. "뚱뚱한 사람들에 관해 얘기하기보다는 뚱뚱한 사람들과 함께 얘기를 나눈다면 어떨까?"(p.68)라고 말이죠.
* 육휴형사 : 육아휴직 중인 형사가 아이와 함께 강도 사건의 인질이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린 일본 드라마
* 한국 비행기 좌석 너비는 2018년 기준 최소 46cm에서 최대 48cm 정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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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페미니즘과 지리학』*
질리언 로즈 지음, 정현주 옮김 (한길사)
질리언 로즈는 책 전반에 걸쳐 "공적 공간이 여성의 몸과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는 방식, 여성의 존재감이 가정과 공동체와의 관련성 속에서만 제한되어 있는 것" 등을 살피는데요. 그 중에서도 7장 「역설적 공간의 정치」에서 저자는 여성을 가두는 공간, '억압적 공간'에 대해 서술하며 "위협적인 남성의 시선이 (...) 보여지고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여성으로 하여금 철저히 인식하도록 만든다."(p.331)고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살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들》에서 언급된 저자의 경험을 '페미니즘'과 '지리학'의 관점에서 접근하기에 유용한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절판된 도서지만, '전기가오리'에서 재출판될 예정이라고 하니 책을 구하기 어려운 분들께서는 전기가오리의 출간 소식을 기다려보셔도 좋겠습니다.
"요동하고 상처받고 제약당하고 비틀거리는 여성의 공간 경험은 남들에게 보여지고 있음을 인지하는 과정이다. 여성은 관찰당하고 판단되는 자신을 목격한다." (p.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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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사람들에게 행복하고 건강하다는 말은 소외감을 불러일으키는 희망사항이며, 우리 몸을 설명하기에는 영 미덥지 못한 말이다. 그리고 설령 우리가 행복하고 건강할 때조차, 걱정이라는 고결한 괴롭힘에 시달리는 것은 여전하다." (p.154)
건강은 오늘날 한국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 운동 뭐하냐'는 질문이 일상화되었고 '오운완' 태그를 단 게시글들이 자주 보이기 시작했으며 건강하게 먹는 사람이야말로 자기관리에 능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죠.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는 자기 자신의 건강을 염려하며 관리하는 사람들 중 일부가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멋대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저자는 이들을 '걱정 어그로꾼'이라고 부릅니다. 이들은 뚱뚱한 사람들이 먹는 음식과 그들의 신체 사이즈에 대해 멋대로 논평하며 걱정으로 위장한 평가와 조언을 늘어 놓습니다. 이들은 알지 못하겠지만, '걱정'은 뚱뚱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칩니다. 걱정은 "우리 몸을 우리 통제 밖으로 끄집어내"(p.162)고, "마치 뚱뚱한 사람들이 자신이 뚱뚱한 줄 모르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뚱뚱한 몸을 매도하는 동시에 혹독히 감시해야 하는 대상으로 치부"(p.162)하죠.
이들의 걱정은 우월함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편이기도 합니다. 날씬하고 자기 관리가 잘 된 내가 가진 의지력, 끈기, 우월함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데 뚱뚱한 사람들에 대한 걱정은 우아해보이면서 효과적인 방법이거든요. 더 나아가 저자는 날씬한 사람들이 뱉는 조언이 저자가 아닌 조언을 뱉고 있는 자기 자신에게 향하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뚱뚱한 사람의 모습을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래로 상정하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경고를 보내는 것이죠. '저 사람처럼 되면 안돼, 채소 섭취를 늘리고 단 걸 줄여야 해.'라고 말이죠.
저자는 "상대적으로 날씬한 사람들이 자신보다 뚱뚱한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은 학대가 맞다"(p.184)고 말하며 학대의 모습이 어떻든(그것이 유순하고 이로운 모습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몸의 위계질서"(p.184)를 확립하는 구실이기에 멈춰야 한다고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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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조한진희 지음 (동녘)
저 역시 암 진단을 받은 이후 주변에서 건강에 대한 정말 많은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과로, 스트레스, 체중, 생활습관 등 여러가지를 지적 당하며 삶 전체를 개조할 것을 강요 받았죠. 이 때 공감하며 읽었던 책이 바로 조한진희의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인데요. 「걱정과 간섭 사이」에서 저자는 사회가 아픈 사람을 대하는 태도, 건강이 곧 '권위'가 되어 아픈 사람에게 건강관리에 대해 한마디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믿음에 대해 지적합니다. 두 작품을 함께 읽으면 뚱뚱한 몸, 아픈 몸처럼 '부정의'한 것으로 여겨지는 몸에 대한 간섭이 이들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픈 몸을 향한 간섭과 통제의 말은 또한 내 몸이 사회적 시선에 감금되는 몸, 사회로부터 언제든 간섭받고 평가될 수 있는 몸이라는 느낌을 갖도록 만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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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들불이 만난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살에 관해 말하지 않는 것들》을 '공간', '걱정'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소개해봤습니다. 이외에도 이 책은 수치심, 욕망, 대상화 등 '뚱뚱한 몸'을 둘러싼 '팻포비아 사회'의 여러 문제점을 지적하는 책으로 저자 본인의 경험담을 비롯해 사회의 인식을 드러내는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 이러한 인식이 반영된 사회구조적 특징들을 여러 레퍼런스를 통해 설명하는 책입니다. 뚱뚱함을 개선이 필요한 현대인의 질병이나 문제로 생각하기 이전에 뚱뚱한 몸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근절하는 방법에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게 되는 작품이니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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